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북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하고도 패배하면서 도내 의원들의 책임론과 함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대했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보수 정당으로서는 역대 최고의 대선 득표율로 호남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반면, 민주당은 정권을 넘겨준 만큼 당장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2년 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소 고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과 안호영·양경숙 의원은 1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들의 간절하고 절박한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전북 도민들께서 80.6%의 투표율에 이재명 후보에게 82.98%의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저희가 부족했다.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많은 도민의 열망을 받들지 못했다. 민주당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다시 새로운 각오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격차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며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도록, 전북이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패인에 대해서는 ”서울에서 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며 “집값 폭등에 따른 민심, 서울시장 재보선의 여진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호영 의원은 “전북도민의 뜨거운 지지에 감사하고 정권 교체의 뜻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도민의 뜻을 살피고 대한민국의 과제와 전북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숙 의원은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 지지해 주신 도민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실 것이다”면서 “더욱더 세심하게 전북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민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도내 의원들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도당 안팎에서는 혁신과 변화의 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민주당 전북도당은 전북에서 85% 투표, 90% 득표를 목표로 했지만, 선거 결과 80.6% 투표, 82.98% 득표에 그치면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북에서 14.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공식적으로 30% 득표를 내세웠으나 내부적으로는 20%가량을 목표로 삼았다. 선거 결과 기대했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대 어느 대선보다 높은 득표율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부터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실제 역대 대선 투표 결과를 보면 제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3.22%, 제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9.04%, 제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6.19%였다. 제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3.3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도내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 투표율에서 최소 85%이상, 득표율 80%대 후반이 나와야만 박빙승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실제 이번 선거에서 열심히 뛴 의원들은 몇몇에 불과했다. 결국 국민의힘에게 14.42%라는 득표율을 내줬다”면서 “정권 연장에 실패한 만큼 진정한 쇄신책을 내놓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는 텃밭인 전북에서도 심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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