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우려와 걱정 속에 20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됐지만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심각한 여야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가 차기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상처가 깊다. 그동안 선거 때면 으레 등장하곤 했던 이념이나 지역 갈등에 더해 이번 대선에선 계층 간, 세대 간 대립과 분열을 야기한 갈라치기 선거 전략까지 더해 졌다. 선거후유증의 슬기로운 극복이 당장 과제가 될 정도다.

박빙의 승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라며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작정 폭로는 유권자의 정확하고 신중한 판단을 위한 눈과 귀까지 멀게 할 정도였다. 막장선거 진수를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선거가 끝나면 서로가 국민통합을 위해 모든 걸 안고 가겠다는 말로 앙금을 털어내고 새 출발 의지를 다져오곤 했지만 선거막판까지도 ‘정치보복’ ‘지면감옥’ ‘당선여부와 상관없는 특검’ 등의 절대 양보 없는 거친 주장을 통한 극한대립으로 마무리된 대선이다.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양보와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지만 선거기간 중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감정의 골이 너무 깊게 파여 이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정국이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심각한 상황에 처한 코로나19대책에서부터 미완으로 남겨질 국민통합과 개혁의 지속추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급박한 국제정세와 미·중 갈등 확산조짐에 따른 국내경제충격. 그리고 시도 때도 없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효과적인 대처를 더디게 하는 주요인이 될 수밖에 없기에 더욱 우려가 크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부동산, 원전, 저출산·고령화, 지역균형발전, 더 벌어진 사회갈등 해소문제 역시 새로 출범하는 정부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하다. 여야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진다 해도 쉽게 넘길 파고가 아님을 우린 이미 현 정권의 잇단 정책실패에서 확인한바 있다. 곳곳이 암초고 지뢰밭이라면 더욱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고통은 결국 국민 개개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지금이다. 승리에 취할 때가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후보자들과 가족들의 불법과 부당행위에 대한 책임과는 별도로 산적한 현안과 갈등해소를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묶어야 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