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 지역 등 동해안 일대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산불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나흘째 이어진 산불피해 면적만 서울시 전체 면적으로 4분의1이상으로, 축구장 3만여 개 이상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것으로 잠정집계 되고 있다. 특히 재앙수준의 이번 산불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강릉과 동해시 일대를 위협하는 산불은 한 주민이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에 불만을 품고 홧김에 자신의 집과 인근 빈집에 토치로 불을 지른 것이 확인됐다. 울진·삼척 산불도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 옆 배수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돼 그 시간대에 이 곳을 통과한 자동차 3대를 추적하고 있다. 담뱃불이 낙엽에 옮겨 붙었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아서다. 

지역주민을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고 전 국민을 심각한 불안과 걱정에 이르게 한 초대형산불이 사소한 다툼에 의한 고의나 부주의로 시작된 것이라니 어이가 없다. 산불의 절반이상이 방문객들에 의한 실화와 논밭두렁·쓰레기소각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수없이 이에 대한 주의와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해 왔음에도 순간의 방심으로 인한 화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에 그렇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달 22일 남원시 산내면 야산에서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임야 27헥타르가 불에 탔다. 같은 달 21일 완주군 소양면에서도 아궁이 불씨가 튀면서 불이 옮겨 붙어 역시 임야 0.3헥타르가 피해를 입었다. 최근 10년간 도내에서만 219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있었고 이중 3,4월에만 전체의 56.57%인 124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더욱이 최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지역의 산불발생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각별한 주의와 함께 산불예방을 위한 감시 시스템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근본적인 차원의 장기 대책수립과 산불을 야기한 실화자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여 국민적 주의를 환기 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산불은 막대한 경제 손실은 물론 심각한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 등의 2차, 3차 피해를 양산하게 된다. 자연재해에 의한 예기치 못한 피해를 막을 순 없다 해도 최소한 인재에 의한 산불만큼은 최소화 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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