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출을 위해 지난 4일과 5일 이틀 동안 전국에서 진행된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 첫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36.93%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역대급 비호감후보에 유례없던 혼탁·비방만이 난무했던 대선이란 혹평 속에 치러진 사전투표라 국민적 무관심과 비토가 적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었지만 그래도 선택을 포기하지 않은 선진 주권의식 발휘가 일단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코로나19 확진자·격리에 대한 선거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긴 했지만 사전투표가 국민의 투표참여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여야 모두 자신들의 지지층 결집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이어졌다는 자평을 내렸지만 전북의 사전투표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48.36%이었고 광주광역시는 그다음인 48.27%, 전남은 유권자 절반이상이 투표를 마친 51.45%로 전국1위였다. 호남의 압도적인 투표율에 대해 민주당은 윤석열·안철수후보의 단일화를 계기로 호남지지층이 단결하면서 오히려 단일화에 역풍이 불었다고 말한다. 호남 표심 모두가 이재명후보를 향한 것은 아니라 해도 그동안 적지 않았던 호남의 기권표가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한 반발로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사전투표율이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해석하기 나름이기에 결과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 또한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호불호를 떠나 역대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고 이는 대의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적극적 참여 확대란 측면에서 분명 바람직한 흐름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역시 호남이 있음이 확인됐다.

수없이 많은 논리로 포장하고 홍보하며 자신의 당선 당위성을 역설하지만 정권교체나 정치교체 모두 누가 국민의 충실한 일꾼인지, 위기의 경제를 극복해낼 후보는 누군지, 그래서 국민통합과 한국의 미래를 위한 방향키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로 요약된다. 내 한 표를 포기하면 정의의 편에 서지 않고, 거짓말하고, 부도덕한 행태를 감추기 급급한 자질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정치혐오에 빠져 내 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 싫어도 한 명은 골라내야 한다. 오는 9일 선거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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