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전주시갑 국회의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지난 2월 3일 방송 3사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RE-100’에 대해 물었고, 윤 후보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가 국제무역질서를 바꿀 수 있는 폭발력 있는 경제 문제로 발전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에 많은 논란이 일어 왔다.

필자는 지난 2020년부터 ‘RE-100’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만금그린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산업입지법 개정안’과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도록 하였다. 신재생에너지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새만금에게 ‘RE-100’은 매우 중요한 캠페인인 동시에 미래 전라북도 전체를 먹여 살릴 중요한 먹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RE-100(Renewable Energy – 100%)’이란 기후위기에 대응해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을 뜻한다. 1년에 전력 100GWh 이상을 소비하는 전력 다소비 기업의 전력 사용량 100%를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1750년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인류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산업혁명은 환경파괴,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왔다. 지금의 인류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기후 위기에 따른 각종 재난으로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이에 환경파괴의 주범이었던 기업들이 위기에 처한 지구를 지키기 위해‘RE100 캠페인’에 적극 뛰어들게 되었고 현재는 애플, 구글, BMW, 소니, TSMC, 마이크로소프트, 이케아 등 340여 개의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RE100’ 실천 기업 중 3분의 1은 재생에너지를 75% 이상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30개 기업은 이미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데 성공하였다.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은 ‘RE100’에 참여한 지 4년 만인 2017년 모든 시설과 데이터에 소요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그 밖에도 애플(2018), 페이스북(2020), LEGO(2017), Mitie(가입 당시 이미 달성) 등의 기업들이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이미‘RE100’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들과 거래를 해야 하는 기업들에도 ‘RE100’ 조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래 무역전쟁에서 ‘탄소세’와 함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재생에너지 100% 사용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BMW와의 거래가 무산된 바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애플과 재생에너지 100% 사용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해외 사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납품해야 하는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SK그룹 계열사 8곳이 2020년 11월 초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6월 미국, 유럽, 중국 사업장의 전력 100%를 재생 전력으로 전환하기로 발표하였으나, 국내 추진 여부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 전북의 새만금은 세계적인 탈탄소 기류 속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2018년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가 이뤄진 이후 새만금을 한국형 뉴딜의 선두주자로 만든 스마트 그린산업 단지, 투자유치형 재생에너지 연계사업 등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새만금 스마트 그린산단은 100만 평 규모의 육상 태양광과 5만 개의 패널을 보유하여 ‘RE-100’을 달성하기 위한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은 물론 이들과 거래해야 하는 기업들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있는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단지가 기업에 가까운 곳에 있게 되면 전력 운송설비와 비용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회가 끝나고 “윤 후보가 정말 RE-100을 모를 줄 몰랐다"라고 회고했다. ‘RE-100 캠페인’은 어쩌면 우리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최소한 ‘RE-100’의 메커니즘과 세계의 미래 무역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해박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매우 마땅한 일인 것이다.

윤 후보가 전북을 찾을 때마다 새만금과 전북을 발전시키겠다고 앵무새처럼 되뇌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전북도민들과 새만금이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그린 수소’, ‘RE-100’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공부는 하고 방문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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