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기린대로 일원 중앙분리대 화단에 심어진 가로수가 같은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식재가 심어져 있다. (위 사진 : 중앙분리대에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아래 사진:도로 중앙분리대에 팥배나무와 참빗살나무가 교차로 심어져 있다.)/박상후기자·wdrgr@

전주지역 주요 중앙분리대에 식재돼있던 가로수용 소나무가 관리 미흡으로 잘리거나, 다른 수종으로 변경되기도 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찾은 전주시 종합경기장 인근 기린대로. 도로 중앙 분리화단마다 소나무가 간격을 맞춰 심어져 있었다. 전북대학교 신정문 인근에서부터 덕진소방서 방면으로 향하는 길목의 경우 그간 자리를 지켜왔던 소나무들 대신 키 작은 느티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A씨(60대)는 “원래 이 자리에도 소나무가 심어져 있던 것으로 기억 한다”며 “나무들이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잘 자라고 있던 나무들 대신 다른 수종으로 바꿔 심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의아스러운 표정이었다.

이날 만난 B씨(70대) 역시 “여기서 자라던 나무들에 특별히 이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다른 나무로 바뀌어 있었다”라며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낭비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중앙분리화단은 심각성이 더했다. 식재된 소나무들 사이로 이 빠진 듯 군데군데 빈 곳이 보였다. 웃자란 풀섶 안쪽을 살피자 잘려나간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 밑동만이 남아 있어 볼썽사나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시민은 “가로수가 고사했거나 상태가 좋지 않아 잘라냈다면 신속히 뒤처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주시가 ‘천만그루 정원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주시는 지난 2008년 특화 가로수 사업의 일환으로 중앙분리대에 소나무를 식재한 바 있다.

이후 중앙분리대에 식재된 소나무들이 생장하며 비대해지는 과정에서 가로 경관을 답답하게 만든다는 의견 등이 잇따라 제기돼왔고, 이에 장기간 검토를 거쳐 지난해 소나무 29주를 다른 수종으로 변경했다는 것이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설치 당시 일각에서는 소나무는 병충해에 약하고, 식재 이후에도 전지 등 관리가 어려워 다른 나무 종류를 식수할 것을 권하는 등 지적이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소나무들이 너무 차폐된 느낌을 주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돼 오랜 기간 동안 이번 시범사업 적용을 검토해왔다”며 “지난해에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왔고, 새로운 경관을 연출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하반기 도시숲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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