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올, 수고했어, 가변설치, 촛대, 파라핀, 2022
▲ 박마리아, 희생양_노동자, 70cm×100cm, oil pastel on woodprint, 2022
▲ 김연경, 플라스틱정물화, 130.3x97.0cm, oil on canvas, 2022

 

 

 

 

 

 

 

 

 

 

 

전주와 광주,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평가, 연구자, 작가가 뭉쳐 '물들고 부대끼고 휘말리는 몸-상실에 응답하는 세 가지 몸' 전시를 선보인다. 

8일부터 27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뜻밖의 미술관에서 열릴 전시는 전주에서 활동하는 김연경, 박마리아 이올 작가가 함께 작품을 준비했다. 

또한 광주와 목포, 신안, 전주, 군산 등지를 돌아다니며 지역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만석 독립연구자와 광주를 기반으로 공간정치와 지역 문화를 연구중인 김서라 연구자가 기획했다. 

'물들고 부대끼고 휘말리는 몸-상실에 응답하는 세 가지 몸'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이들은 상실을 보살피는 몸들의 양태를 구체화한다. 

단절되어가는 관계들을 다시 재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체성을 들여다본다. 

재난의 시대에 관계의 단절과 거리두기는 상시화되었고,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는 아무개로서의 삶을 감당하는 와중에 상실은 몸에 각인된다. 

이 위기상황에서 서로 물들고 부대끼고 휘말리는 상황들은 외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상실에 대해 몸이 반응하고 있는 양태들인 것이다. 

김연경, 박마리아, 이올 작가는 각각 사이보그, 돌봄, 촛농이라는 몸을 보여준다. 

이들의 작업은 누군가의 욕망대로 끼워 맞춰진 채 인공화되는 몸이거나, 그런 몸들을 무의식적으로 돌보려는 몸들, 해결할 수 없는 조건들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소모되어버리는 몸이다. 

마치 낯선 몸들을 만나 물들고 부대끼고 휘말려 들어 또 다른 신체가 만들어지길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이 세명의 작가는 몸을 통해 우리가 경유했지만, 끝끝내 보지 못한 동시대적 삶에 대해 접촉해보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신체가 유실되고 망실되는 세계에 대한 경험들을 예술적으로 응답하겠다는 목적인 셈이다. 이를 통해 삭제와 파괴를 본성으로 하는 자본주의와 재현체계들로부터 미끄러져 나갈 수 있는 길을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신체성을 관찰하고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로, 12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준비됐다. 세 작가와 기획자는 전시 준비과정과 작품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줄 예정이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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