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20여일 앞두고 차기 전북 교육계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의 시계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다음달 1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설 명절 이후 교육감 후보군들이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유독 다른 선거에 비해 유권자의 관심도가 낮았던 이번 교육감 선거는 현 김승환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으로 더 이상 출마하지 않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김승환 교육감의 후계자를 자처한 민주진보진영 후보들이 공정성 논란을 딛고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 파괴력이 선거판 전체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ㅣ

일단 이번 교육감 선거는 사실상 3파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을 비롯한 최근 진행된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정된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등판한다.

이들 중 서 전 총장과 황 전 부교육감은 지난 선거에도 출마한 적이 있어 이번 선거는 재대결 양상도 띠고 있다.

현재로선 서거석 전 총장이 앞서가는 모양새다. 지난 선거에서 28.95%를 획득하며 아쉽게 고배를 마신 서 전 총장은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지난 선거에서 얻은 지지율과 대학총장 출신이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표심 확보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진행됐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30% 내외를 기록하며 타 후보들에 비해 보다 안정권에 들어왔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지난 선거에서 김승환 교육감이 39.93%로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보다 많은 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다자간 대결이 아닌 양강구도 또는 삼자구도일 경우 30% 내외의 지지기반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출마선언을 한 황호진 전 부교육감은 오랫동안 교육행정가로 몸을 담아온 것이 장점으로 통한다. 전북교육의 현황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지지기반이 약하고 인지도가 낮은 게 해결해야 할 점이다. 실제 지난 선거에서 7.05%의 지지를 받으며 이같은 상황이 증명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다.

여기에는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 차상철 참교육희망포럼 대표, 천호성 전주교육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현 김승환 교육감의 지지기반이 비슷하고 교육철학과 이념 등이 진보성향으로 분류됐다.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위원회는 최근 단일화 과정을 거쳐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를 단일후보로 확정지었다. 문제는 민주진보 단일후보 효과에 있다. 단일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선출위는 선거대책본부로 전환해 성과를 계승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2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민주진보교육감 선출을 위한 조직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그 시너지 효과는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현재로선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게 나왔지만 남은 기간 승산이 있다는 각오다.

반면 전체 도민 유권자 수에 비해 참여단체 수가 미미해 그 효과는 거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 단일화 이전 여론조사를 보면 단일화에 참여한 세 후보 지지율을 다 합해도 서거석 전 총장의 지지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천호성 교수만의 독자적 인지도도 매우 낮은 상황이다. 

때문에 민주진보후보 단일화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셈이다. 결국 민주진보후보 단일화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민주진보 계열 유권자 뿐 아니라 도민 전체 유권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또 다른 변수는 만 18세 선거연령 인하도 선거판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후보군들은 이들 청소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조직선거의 방식으로 접근하기가 힘든 세대이기 때문에 홍보 캠페인 등에서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경쟁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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