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전통민속의 존립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지역의 역사와 전통 ‘보존·계승’이라는 노력을 통해 무형문화재의 원형을 지키고 있는 ‘전주기접놀이보존회’. 1998년 창립된 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비닐하우스 전수관, 농막 전수관을 전전하며 전승 활동을 이어갔으며, 23년만인 지난해 4월 ‘전주기접놀이전수관(완산구 세내로 39번지)’ 준공식을 가졌다. 

▲전주기접놀이전수관 탄생…‘함대마을’ 최초 제안 
고장의 수백년 전래민속인 전주기접놀이의 항구적 전승을 위해 전수시설 건립이 숙원과제로 떠올랐다. 기접놀이 전승마을인 함대마을이 효천지구 택지 개발사업에 포함됐고, 마을이 개발의 한 축으로써 전수관 건립을 토지주대표단과 시행자(LH), 인가권자인 전주시에 제안해 건립하게 됐다. 특이한 점은 택지개발사업에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또 토지주대표단과 LH, 전주시가 ‘향토문화 가치’ 보존과 전승을 열린 자세로 수용하고 협력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전주기접놀이전수관
부지 750평에 양옥 3층 건물, 한옥 4동으로 이루어진 전수관은 향후 전주 서남부지역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수관을 둘러싸고 누각 함대루와 소공원, 근린공원, 세냇가둔치의 다목적마당, 효천광교와 인공폭포 등이 어우러져 있다. 건물은 전주기접놀이 전승 전용 공간인 ‘기접관’을 비롯해 시민 전통체험공간인 ‘지호락원’, 전주기점놀이 본관이자 역사홍보자료실을 겸할 ‘경학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 효천지구 개발로 사라진 함띠마을 등 지구에서 수습된 생활물건을 전시할 ‘함띠민속관’, 마을문화 중심공간인 ‘계동극장’과 탐방객 휴게동 ‘포고헌’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전주기접놀이 영구적 전승 위한 후속 조치 뒤따라야  
지난해 기접놀이전수관 준공식이 진행됐지만, 정상 운영은 어려운 상황이다. 기접놀이전수관이 정상 운영되기 위해서는 전주시의 공유재산취득 행정절차 이행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보존회는 전수관 설계 결정 당시(2019년) 전수관 일체를 전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보존회는 전주시의 수탁기관으로 선정되고, 운영비 등을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공유재산 취득절차가 지연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미뤄진 상태다. 이에 보존회는 전주시와 논의해 공유재산심의위원회를 거쳐 2월 중 전주시의회 임시회에 공유재산 취득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관계자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시설을 민간단체가 지어서 행정에 기부채납한 사례는 찾기 힘들 것”이라며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시설을 지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부채납 관련해 협의, 기부, 조례제정 등 제반 절차가 6월 중 마무리되면 후반기부터 개관이 이뤄질 것”이라며 “용기놀이와 백중놀이 등 세시풍속 재현행사를 추진하고 전래문화 전승과 전통문화 진흥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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