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철학을 만나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불안한 존재를 위한 하이데거 생각의 기술(꿈공장)’은 ‘최선을 다하고, 초연한 기다림의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작가 생각대로 풀어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은파(김인태) 작가는 글 쓰는 직장인이자,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 하이데거라는 안경을 통해 또 하나의 페르소나를 써나가고 있다.

작가의 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 ‘하이데거’.

작가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라는 책을 보게 됐다. 2014년은 그에게 꽤 무기력하고 힘든 시기였다. 그때 읽게 된 ‘존재와 시간’은 암호해독 수준의 책이었다고 회상한다.

특별한 생각 없이 궁금증에서 읽게 된 하이데거의 책은 복잡했던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책은 ▲생각할수록 슬퍼지는 것들 ▲비틀린 삶의 흔적들 ▲내 가는 길은 공사 중 ▲나는 혼자가 아니다 ▲지금, 여기가 중요하다 ▲에필로그 등 총 6가지 섹션으로 나뉘었다. 

▲생각할수록 슬퍼지는 것들에 수록된 글 ‘나는 내가 싫었다-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진다’를 보면 작가는 본인 스스로를 싫어했다.

실제 ‘어려서부터 중학생 시절까지는 나 자신을 꽤나 싫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고백했다. 키는 컸으나 많이 마른 편이라 왜소하게 보이는 것도, 내성적인 성격으로 남들 앞에 나서길 꺼리는 것도 싫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까지는 지독한 열등감의 터널 속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는데, 훗날 단점이라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해 준 소중한 역사였다고 한다. 

이렇듯 은파는 자신의 경험을 하이데거의 철학에 빗댄다.

작가는 “하이데거의 역사란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니라, 실존하는 인간의 생기라고 말한다”며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가 도래하는 과정 전체를 역사로 본다. 다시 말해 한 개인에게 있어 역사는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결단에 따라 지속해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독히도 싫었던 과거의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 경험 속에서 자신이 깨달았던 인생의 단면을 담담히 풀어낸 은파. 그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건 ‘오늘의 가치, 나에 대한 가치’가 아닐까.

은파 작가의 본명은 김인태로 외교부와 뉴욕 총영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저서로는 시집 ‘숲이 있어 길도 있다’, 카카오 브런치 북 ‘ID 119 어린왕자’, ‘만만하니 체질 10가지 감정’ 등이 있다./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