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따뜻한 시의 언어를 통해 다양한 감정과 일상을 표현하고 있는 안정근 시인(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이 네 번째 시집 '나는 너의 풍경이 되어'(문예원)를 출간했다.

시인은 오랫동안 묵혀둔 시의 조각들을 세상에 처음 내보인 지난 2015년 '주머니에 별 하나' 이후 2년에 한번 꼴로 따뜻한 언어의 시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삶의 다양한 조각, 일상에서의 대상의 연관성, 관계에 대한 묘사 등을 쉬운 문체의 시어로 표현해내는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서도 늘 보여주었던 서정의 뜨락을 펼쳐 보인다.

네 번째 시집에서는 그가 그동안 시 작업에서 견지해 온 대상과의 관게에 초점을 두어 연작한 시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언어학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언어의 본질과 화용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시도 접할 수 있다.

그의 시는 시적 대상에 대한 단편적 묘사보다 그 대상이 주변에 미치는 상호 관계에 대한 묘사에 시선을 더 보내왔다. 

이번 시집의 제목에서 보이듯 나는 너의 풍경이 되고 너는 나의 풍경이 되는 우리의 관계 같은 것이다.

‘내 마음의 군불’과 ‘가끔은 깊은 생각에 잠겨’, ‘그래서 반짝이는 그날’ 등 3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가끔은 멀어지고’, ‘가끔은 생각에 빠지며’, ‘가끔은 까칠해져 글을 쓰는’ 시인의 자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시집에서도 역시 시인은 소박하고 섬세하지만 가능한 쉬운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선다. 

글쓰기란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알 수 없는 글이나 무딘 생각은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며, 아무런 흔적도 남길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때문에 시 작업은 상처를 보듬는 시선이며, 우리 내면에 잔잔하면서도 삶을 다시 조명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 시인은 말한다.

"시대가 변하고, 나도 변한다. 그러나 글을 쓰고 나면 거기 늘 내가 있다. 나다운 내 글이 있다"

서두에 적힌 시인의 말처럼 그에게 글이란, 또는 시란, 바로 자신이 아닐까.

안정근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학교(오스틴)에서 유학해 1987년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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