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체육회가 조직을 흔들기 위한 음해세력이 있어 고발조치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체육계 안팎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북체육의 화합을 도모해야 하는 체육회가 오히려 체육계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도와 전북도의회 등 유관기관과 원만한 소통으로 풀어야 할 사안을 정치적으로 접근, 여론을 조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기자회견 자처한 전북체육회 

전북체육회 신준섭 사무처장은 1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1월 11일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최형원 체육회 전 사무처장이 도의원에게 체육회 인사에 개입하는 문자를 보냈다"며 "이는 민선체육회 조직을 흔들어 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사무처장이 도의원에게 보낸 문자에는 ‘체육회 행정감사에서 1년 동안 공석인 과장 자리를 지적하고 인력이 필요 없을 경우 정원 감축을 제기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외부에서 내부인사에 개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체육회는 이 사안에 대해 법률 자문을 거쳐 경찰에 고발할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육회 흔들기 말도 안돼…체육회 과장 1년째 공석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론된 체육회 전 사무처장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이날 즉각 반박 회견을 갖고 “과장 공석 문제는 상반기부터 계속 언급돼왔고 체육회장과 상의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전북체육회 하반기 업무보고 때부터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감을 앞두고 모든 도민들에게 제보를 받는다. 하물며 도정 자문위원으로서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행감을 앞두고 사전 회의 자리에 없었던 도의원에게 의견제시를 위해 문자를 보낸 것이 체육회 흔들기에 해당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실제 지난달 11일 열린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소관 전북체육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도의원 대다수가 체육회 직원 채용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당시, 한완수 도의원은 “과장 1명이 1년 전부터 공석인데 내부 승진요인을 발굴해 승진을 시켜야 한다”며 “외부 사람을 영입하면 내부 반발이 있을 수 있는데 내부 승진은 사기진작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찬욱 의원 역시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게 된다. 결원 2명에 대해 내부 승진 원칙을 세워 직원 사기 함양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명분 없는 기자회견 ‘뒷말’ 무성 
도내 체육인들은 명분 없는 기자회견으로 전북체육회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체육회에 몸담았던 체육인이자, 도의회 문건위 의정발전 자문위원으로써 전 사무처장의 행동이 ‘경찰고발’이라는 단어까지 거론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 한 원로체육인은 "이런 회견은 제 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독립 취지로 출범한 민간체육회가 구태의연한 정치 축소판으로 보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게다가 전북도의회 의원 고유 업무에 대해 저항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도의원 A씨는 “도의회가 전라북도 출연기관으로부터 저항이나 압박을 받은 것 같아 속이 상한다”며 “당연한 권리의 업무를 체육회가 침해하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사개입이란 말이 나오는데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체육회장과 사무처장은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사과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이정린 위원장도 “체육회가 침체 돼 사기진작 차원에서 내부 승진을 주문했는데, 그 사안을 가지고 ‘인사개입’이라는 식의 기자회견을 연 건 상당히 불쾌하다”며 “내년 치러질 체육회장 선거 등 내부갈등 문제로 이런 회견을 열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체육회 회장의 수습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박은기자 /하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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