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압개폐기 문제 발생으로 멈춰선 엘리베이터<왼쪽>와 기계실 수리 모습.

전주시 완산구 일대 변압 개폐기 문제로 발생한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가 피해보상을 외면하고 있다’며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전력공사 전북본부와 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20여 분부터 40여 분까지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효자동, 평화동 일대가 정전됐다.

이 정전으로 인해 이 일대 약 1000여 세대 주민들이 20여 분의 시간 동안 복구작업을 기다리는 등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또 정전 직후 전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는 8건의 정전 관련 민원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으며 2건의 엘리베이터 멈춤 사고 신고도 접수됐다.

이 중 1건의 경우 엘리베이터 내부에 갇힌 주민 1명이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이번 정전은 발생 20여 분 뒤 현장에 출동한 한전의 긴급 복구작업으로 전기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일단락됐다.

한전 전북본부는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지상 변압 개폐기의 원인 미상의 문제로 일대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결론 내렸으며, 정확한 원인은 연구소 측으로 보내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정전으로 인해 아파트 엘리베이터 3대가 고장이 나고 일부 세대에서 인터폰, 냉장고 등 전자제품이 먹통이 되는 피해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엘리베이터 3대가 고장 난 A아파트 측은 급하게 수리를 받은 뒤 한전에 보상을 문의했지만 ‘약관과 규정상 피해 보상 책임이 없다. 죄송하다’는 답변만 돌아와 분통을 터뜨렸다.

엘리베이터의 경우 한 대에 500만 원, 총 1700여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어갔지만, 전부 보상은 고사하고 일부 보상도 해줄 수 없다고 해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냉장고가 고장 난 한 입주민은 “정전으로 인해 멀쩡하던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났다. 한전에 문의는 해보겠지만 보상을 해줄지는 의문”이라며 “고의나 과실이 아닌 피해는 보상이 안된다면 피해 입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정전피해와 관련, 한전은 보상문제에 대해 전기공급 약관과 규정을 살펴본 결과 보상 범위에 해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전 전기공급 약관 제 39조(전기사용에 따른 보호장치 등의 시설)와 제49조(손해배상의 면책(免責) 조항에 의해 보상 조건 충족을 못한다는 입장이다.

한전 전북본부 관계자는 “보상 책임이 있다면 당연히 보상을 하는 것이 맞지만, 불가항력적인 설비이상으로 발생한 정전에 대해서는 약관 상 피해 보상이 어렵다”며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등 지속 관리하고 있으며 이번 정전은 변압개폐기의 노후도, 설비 이상도 아니었으며 관리주체인 한전의 관리부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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