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이란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문맹이란 이 능력이 없는 경우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단순한 답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2012년 OECD의 관련 보고서는 문해력에 대해 ‘문장을 이해 · 평가 · 사용함으로써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글을 이해하고 쓰는 것에서 벗어나 삶을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무기라는 것이다.

문해력이란 말은 라틴어 ‘literatus’에서 나왔다. 이를 놓고 고대에는 ‘문학에 조예가 있는 학식 있는 사람’으로 이해했고 중세에는 ‘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근대에는 모국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문해력을 갖췄다고 했다.

현대에는 그 개념에 변화가 많이 있었다. 문자를 읽고 쓰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적인 수준으로 본다. 그래서 컴퓨터 문해력, 미디어 문해력, 정보 문해력, 수 문해력, 과학적 문해력 등등 다양한 용어가 쏟아져 나왔다.

당연히 선진국일수록 문해력 수준이 높다. 흔히 인용되는 척도는 OECD 국제학업성취도 평가다. 상위권에는 핀란드 등 북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사회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한때 세계에서 문해력 수준이 아주 높은 국가로 꼽혔으나 최근에는 하향세가 뚜렷하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문해력 지수가 낮아져 노년층에 이르면 국제적으로도 최하위권에 속한다. 그나마 학생들은 상위권을 지켜내는 양상이다.

그런데 얼마 전 치러진 수능 국어 난이도를 놓고 ‘불수능’, ‘용광로 수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출제기관이나 입시기관들은 ‘예년 수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음에도 수험생들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가채점 결과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이 5점 내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교육계에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해력이 줄어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독서량 부족과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을 든다.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사실이 아니다. 문해력은 오직 꾸준한 독서 훈련으로 키우는 능력이다. 그러니 문해력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래는 지식기반 사회라는 데 이견이 없다. 넓고 멀리 봤을 때 문해력이 낮아지는 것은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독서 후진국에서 빨리 벗어날지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