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에 기반한 ‘전주형 공공배달앱’이 도전장을 냈다. 내년 초 가동이 목표다. 저렴한 수수료로 무장했다. 민간 배달앱의 높은 중개·광고 수수료로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제대로 안착 할 수 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공공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공배달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선호에 맞는 가맹점 확보’와 ‘소비자들의 주문 클릭 수 줄이기’ 등이 최대 관건이라고.

▲전주형 공공배달앱 어떻게 추진되나
전주시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내년 2월 가동을 목표로 공공배달앱을 구축·운영할 민간사업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우선, 중개수수료는 2%이하로 책정했다. 그간 소상공인들은 대형 민간 배달앱 중개 수수료로 6~12%를 내야 했고, 광고비나 가입비 등의 별도 추가금도 부담해야만 했다.
여기에 지역 소상공인을 홍보하는 라이브 커머스 기능도 탑재되고 전주푸드와 공예품전시관 등 온라인몰을 연계하는 메뉴도 마련된다. 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시민캠페인이나 안전용품 지급 등의 서비스도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전주형 공공배달앱은 공공·민간 협력 방식으로 추진된다. 구축 후 가맹점 모집부터 시스템 관리, 고객만족센터 운영은 민간사업자가, 홍보마케팅 및 서비스 총괄관리는 시와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나누어 맡는 식이다.
타지역을 보면, 공공주도형은 경기도(수수료 1~2%), 인천(3%), 군산(없음) 등이 있고, 공공·민간협력형은 광주(2%), 서울(2% 미만) 등이 있다.

▲가맹점 4천개 확보… 사전 설문조사 “긍정적”
전주시는 공공배달앱 시행을 위해 민간사업자 모집에 들어갔고, 이후 시민과 함께 전주형 공공배달앱 브랜드명 선정하고 4000여 개의 가맹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 전주형 공공배달앱과 관련한 시민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시민 응답자의 80.7%, 소상공인 응답자의 88.3%가 전주형 공공배달앱 구축 시 이용 의사를 밝혔으며, 소상공인은 ‘민간 앱보다 낮은 수수료를’, 시민들은 ‘지역화폐 사용’을 이용사유로 꼽았다.
다만, 매년 소요되는 운영비 부담이나 투입예산 대비 소상공인·소비자 혜택 저조시 대책 마련 등은 풀어야할 과제다.
시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과다한 수수료로 인해 피해를 봐야 했던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전주형 공공배달앱은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며 “추후 수수료 부담을 내리고 소상공인과 소비자, 플랫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편의성·선호성 확보가 성공 열쇠”
“무엇보다 지역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 편해야 하고,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전주형 공공배달앱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편의성’을 꼽았다.
아무리 시행 취지가 좋더라도 사용이 불편하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간 배달앱에서 메뉴의 단순화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공공배달앱에서 접속이 지연되거나 많은 클릭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면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는 것이다.
가맹점 확보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다. 지역화폐인 전주사랑상품권(돼지카드) 연계할 예정인데 수도권 등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업체 포함 여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여전히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공공배달앱을 시행 중인 타 지자체의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하루 주문량이 1~2건에 마무르는 등 지역 시장점유률이 미미한 상태인 점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도내 한국외싱업중앙회 관계자는 “전주형 공공배달앱이 저렴한 중개수수료 등으로 많은 가맹점주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가맹점 수와 소비자 수의 균형을 맞춰서 함께 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지역 학교나 공공기관 등을 끌어들일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도 사용빈도를 올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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