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부동산 관련 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을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도내 소비자들 불만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로 가계대출 총량이 줄며 금융기관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없애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이날 현재 1만 여명 동의했다. 

올해 초 전주시 소재 아파트를 구입한 박모씨(45세·전주 송천동)는 “높아진 대출 문턱에 어렵게 내 집을 마련 했지만 기쁨도 잠시 은행 대출금리가 자고 나면 올라 어떻게 갚아나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국민청원 이야기가 나와 지인들에게도 동참하기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출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14% 수준으로 8월 말(2.62∼4.19%)과 비교해 불과 두 달 사이 하단과 상단이 각 0.69%p, 0.624%p 높아진 것이다.

해당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상승 폭은 연 2.92∼4.42%에서 3.97∼5.377%로 올랐다. 최저 금리가 1.05%p, 최고 금리가 0.957%p 등 약 1%p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현재 3.35∼4.68% 금리(1등급·1년)로 8월 말(3.02∼4.17%)보다 하단 0.33%p, 상단 0.51%p 모두 높아졌다.

은행 대출금리 급등 요인으로 가장 큰 원인은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오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8월 1.891%에서 10월 2.656%로 0.765%p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도 같은 기간 1.253%에서 1.743%로 0.49%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신규 코픽스도 현재 1.16%로, 8월 말 적용된 신규 코픽스(7월 기준 0.95%)보다 0.21%p로 높다. 

하지만 지표금리 상승만으로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폭이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2개월 새 지표 금리의 상승 폭은 약 0.7%p 정도인데, 같은 기간 실제 대출금리는 1%p나 올라 나머지 상승분 0.3%p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 속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거래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줄인 탓이다.

NH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들의 우대금리를 0.3%p씩 크게 낮췄다. 앞서 지난달 22일 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거래실적 관련 우대금리(최대 0.3%p)를 없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 최대폭을 0.5%에서 0.3%로 0.2%p 내렸고,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 대출과 월상환액고정 대출의 우대금리(최대 0.3%)는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 대출 확대와 이자 이익 급등 등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9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상호금융보다 은행권 대출 금리가 높아지고 있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에 입장을 표명하며 금융시장 자율을 강조하면서도 신중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지숙기자·jsbaek1023@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