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팽팽한 여야 대결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대표의 등판으로 대선 초반 레이스가 ‘다자구도’로 확정되면서 마지막까지 다자구도로 이어질지 전략적인 단일화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는 주자가 나올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과거를 파먹고 사는 역사의 기생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대전환, 대혁신의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며 “’과학기술중심국가’ 건설과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 핵심 전략과제에 집중하는 ‘전략적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을 겨냥하며 “여당 후보는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는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면서 “이제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고 질타했다.

안 대표의 이번 대선 도전은 세 번째로 지난 2012년 무소속으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중도에 하차했다. 지난 2017년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21.41%를 득표하며 3위를 기록했다.

안 대표가 공식 등판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 5일 선출하는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이어 4자 구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더하면 5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관심은 안 대표의 향후 행보로 그의 선택에 따라서 대선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안 대표는 대선 가상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이후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선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날 안 대표는 “당선 뒤 이어질 총선에서 소속 정당이 원내 1당이 되지 못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중간 평가까지 언급해 대선 완주 의사가 굳건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와는 껄끄러운 관계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단일화 추진에는 동력이 약화될 것이며, 과거 반복된 중도 포기로 얻은 ‘철수 정치’라는 꼬리표를 떼고 독자 완주로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책임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은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독자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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