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오는 5일 온라인 개막을 시작으로 3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막을 올리게 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25년여간의 궤적을 디딤돌 삼아 서예장르의 확장과 융합, 전시방법의 다각화에 방점을 찍었다. 

최은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주제는 '자연을 품다'로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원리와 가치를 탐구하자는 의미를 뜻한다"며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제기된 인류문명의 부작용을 도와 예, 기가 통합된 서예의 정신으로 성찰하고 극복하자는데 있다"고 밝혔다. 

△서예장르의 확장과 융합 눈길
6개 분야에 20개국, 약 3000명의 작가가 참가하는 이번 서예비엔날레는 장르의 확대와 서예의 근원적 정체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전시를 마련했다. 20대부터 9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지닌 한국, 중국의 전각가 1000여명이 한 글자씩 새긴 천자문 전각돌을 감상하는 '천인천각(千人千刻)'전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회관 기스락 1층에서 열릴 이번 전시는 3cm각 하나에 작가 한명씩 천자문을 아로새겨 서예의 위엄과 웅장함을 표현한다.  

한·중·일 등 세계 20개국 104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서예의 역사를 말하다' 전시는 비엔날레 1관(한국소리문화의전당) O갤러리에서 열린다. 고대, 근대, 현대의 서체별 변화와 시대성이 함축된 작품을 선보여 서예의 흐름을 탐색한다. 유종기, 이용 등 한국작가 56명을 비롯해 중국 작가 14명, 일본 12명, 기타 국가 22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서예와 도자, 조각의 협업전인 '융합서예전', 문자의 조형성과 시적 정서, 그림의 감수성이 조화를 이루는 '시·서·화전' 등은 국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예의 확장성을 증명할 것이다. 

△체험프로그램과 학술행사, 특별전 흥미 
비엔날레 1관(한국소리문화의전당) I갤러리에서 진행되는 '명사 서예전'에는 우리나라 저명인사들의 작품이 전시에 걸린다. 조직위는 서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서예에 조예가 깊은 명사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문희상 전 국회의장, 도종환·나태주 시인, 홍석현 한국서예진흥재단 대표 등 45명이 참여했다.  

6일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학술행사도 주목할만하다. 이론적 연구를 통해 서예가 지닌 철학적 사상을 학술적으로 개발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마련됐다. 이밖에도 서예의 친숙함을 높이기 위해  '탁본체험', '나도 서예가', '서예퍼즐놀이', '전북서예 유산의 길을 따라' 등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또 연계행사로 강암 송성용전과 석전 황욱전도 펼쳐진다. 

5일부터 12월 5일까지 강암서예관에서 진행되는 '강암 송성용전'에는 법첩의 전통을 현대적 조형미로 융화시키며 강암체를 일궈낸 송성용 선생의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선비가 닦아야할 육예를 고루 갖추고 악필법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석전 황욱선생의 작품100점도 같은 기간 국립전주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선홍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서예전"이라며 "전북서예의 세계화, 관광자원화를 실현하는데 서예비엔날레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한편,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서예문화 보존과 진흥을 위해 마련된 국내 최초의 서예 특화 비엔날레다. 1997년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으며 올해 행사는 12월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전라북도 일원에서 진행된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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