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54세·송천동)씨는 "동네 마트나 대형마트 가릴 것 없이 두부, 돼지고기 등 필수 식품 가격이 자고 나면 올라요. 계란 한판 구매도 망설여져 소포장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주유소는 갈 때마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9월까지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10월에는 3%대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 물가는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이며 서민 경제 직격탄이 되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북 휘발유 가격 평균은 ℓ당1724원(전국 1732원)으로 조사됐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4일 ℓ당 1,700원을 7년 만에 넘어섰다. 경유도 1522원(전국 1530원)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속 상승 중으로 한 달 사이에 6% 이상 올랐다.

또한 현재 배럴당 82달러 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이르면 연말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공격적 옵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나왔다. 계속되는 원화 가치 약세로 수입 비용 상승까지 더해져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연내 ℓ당 2,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2.4% 올라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역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탓이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생활필수품 38개 품목의 올해 3분기 가격을 작년 동기와 비교·조사한 결과 29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고 평균 상승률은 6.3%였다. 이중 달걀(70.0%), 두부(16.5%), 햄(11.3%), 식용유(11.2%), 마요네즈(9.3%)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억눌렸던 각종 수요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생산 차질 등으로 빚어진 인플레이션 공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를 통해 “공급 병목현상은 향후 투자 확대, 생산 조정 등이 이뤄지면서 점차 완화되겠지만 감염병 상황 등에 따라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잠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1.8%,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소득과 소비 모두 양극화하는 가운데 식품 등 생활물가가 뛰면서 서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백지숙기자·jsbaek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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