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사회적 기여도나 개인 생활 속 종교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또한 감소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처럼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짙어진 배경은 최근 종교 인구 급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근원지로 지목됐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일부 종교계가 보여준 몰상식한 행태와 아몰랑식 오프라인 예배 강행, 기타 방역지침 미협조 등이 사태를 키우며 종교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는 의견이다. 

실제 지난 5월 한국갤럽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만 19세 이상의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종교에 대한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항목은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종교의 사회적 기여 ▲개인생활 속 종교의 중요성 ▲초자연적 개념 존재에 대한 믿음 ▲명절 차례 방식 등 5가지다. 

결과에 따르면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처음 조사가 이뤄졌던 1984년(68%)보다 50%p 떨어졌다.

반면 ‘감소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7%에서 28%로 높아졌다.

‘종교가 사회에 도움을 주느냐’란 물음엔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응답이 62%를 차지했다.

특히 광주·전라권의 경우 전체 지역 평균치보다 높은 65%가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종교의 사회적 기여에 관해서는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7년 사이 간극이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인은 대체로 종교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봤지만, 비종교인의 82%는 부정적이었다. 

전국적으로 개인 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84년 68%에서 올해는 38%로 낮아졌다.

반대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24%에서 62%로 상승했다. 두 가지 비율이 역전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광주·전라권은 개인 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30%대에 그쳤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 대해 천주교 전주교구 홍보국장인 송광섭 클레멘스 신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다”며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종교계 모두가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힘든 시국에 국민들이 기댈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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