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플랫폼과 혁신의 딜레마

오피니언l승인2021.09.23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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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일본 속담에,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를 잡기 전에는 안간힘을 쓰다가, 잡히고 나면 태도를 바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가 국내외 빅테크 기업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IT플랫폼이라는 거대한 그물 안에 소비자를 잡아두고, 이를 바탕으로 한 문어발식 수익구조 확장과 불공정 요소에 규제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 3개사가 IT기술역량을 이용하여 독점적 지위를 활용,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있어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구글에는 2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근 당국의 IT기업 규제 강화는 과거 재벌 규제 강화와 비슷한 양상으로 볼 수 있다. 빠른 산업화를 위해 재벌의 폐해를 묵인하다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으로 재벌규제책을 내놓은 것과 유사하게 혁신기술을 적용한 IT생태계를 육성한 데 따른 부작용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공룡이 되었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명확한 고객 편익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글자 수와 건수로 요금을 부과했던 문자메시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으면서 무료로 제공된 카카오톡 서비스는, 스마트폰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카카오는 가입된 고객을 대상으로, 교통, 금융 플랫폼 등의 수익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시가 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카카오톡 가입자 수는 4천만명 이상, 카카오페이는 약 36백만명, 카카오T는 28백만명에 달한다. 국민 대부분이 카카오 플랫폼이라는 그물 안에 모여 있는 셈이다.

플랫폼 기업의 특성 상, 초기 가입자 수에 따라 규모의 경제에 진입할 수 있는 성공여부가 판가름 난다. 모바일앱으로 구현되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다운로드 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다. 그리고 일정 수준의 가입자가 확보되면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확장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적자가 누적되던 쿠팡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바라보며 대규모 투자유치가 가능했던 이유이다.

‘공공 플랫폼의 대두’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 이전에도, 독과점에 대한 여러 우려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배달주문, 카드결제 등의 수수료가 소상공인과 일반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면서 제로페이, 공공 배달앱, 투어패스 등의 공공 플랫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용자의 불편함을 실시간으로 개선하고, 혁신적 서비스로 거듭나기엔 제한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지비용 자체가 세금이므로, 활성화 되면 될수록 부담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일 수 있으나, 장기적 안목으로 공공 플랫폼의 활성화를 고민한다면 민간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기, 전북의 빅테크’
모바일 전환기에 빅테크 공룡이 출현했듯, 앞으로도 산업 환경이나 기술이 변화하는 시점마다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팬데믹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시켰고, 스마트라는 개념은 모든 비즈니스에서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따라서 우리 전라북도가 이 시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통신, 디스플레이 등 가용자원을 지원하는 공급자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전북을 찾을 수 있도록 매력적인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전라북도가 지역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하여 금융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계된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지원 사업을 편성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디지털 전환기, 관련된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헤엄치며 충분한 먹이를 섭취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전라북도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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