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올해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있지만, 예술단체의 경우 보조금만으로는 운영의 한계가 뒤따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금전적 지원이 당장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생존 방안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지원이 자칫 깨진 독에 물붓기로 끝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5월 지역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창작 여건 조성을 위해 1인당 창작활동비 3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지역 예술인 1000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예술 전문단체를 대상으로 총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6개 사업에 지원이 이뤄졌다. 

여기에 지역문화예술육성 재난극복지원사업도 지난 1차 추경을 통해 2억원의 예산을 60여개 사업에 투입했다. 

이처럼 문화예술인들이 안정적인 예술활동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도는 총 7개 사업에 약 4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이러한 지원 정책이 대부분 개인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예술단체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도내에서 소극장을 운영중인 연극인 A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적자를 기록하며 유례없는 경영난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소극장은 티켓 판매가 수익 구조의 전부일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거리두기에 따른 객석 띄워 앉기로 유효 좌석은 50%밖에 되지 않아 수입이 기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 

게다가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는 비중이 줄어 좀처럼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지역 소극장과 공연 기획·제작사 등이 폐업 기로에 놓이게 됐으며, 배우들이나 스태프들도 설 자리가 줄어드는 실정이다. 

연극인 A씨는 “공연장을 갖고 있어서 그런건지 보조금 지원 대상자도 아니다"라며 "설사 금전적으로 지원을 받더라도 전체 사업비의 절반도 되지 않아 인건비, 관리·유지비 등을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물론 몇십만원이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체감이 될 만큼의 액수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공연장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 주중에는 다른 일을 병행해 주말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공연 관계자들은 지역에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1~200만원의 금전적 지원보다, 활동지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테면 객석의 손실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최소 인원 만큼의 비용을 보장해주는 방안 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도내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공공의 측면으로 접근해야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며 "단발성으로 끝나는 지원이 아닌, 안전한 땅에 문화예술인들이 발을 딛을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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