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0일 전북 도내 공공의료의 중심인 전북대병원의 수장으로 유희철 병원장이 취임한 지 약 50일이 지났다.
유 병원장은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 성과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 미래 지향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관으로 발전시켜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도민과 동행한 따뜻한 의료 100년'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갈 알찬 의료 미래 100년'을 위한 4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환자 중심의 의료제공으로 신뢰받는 최상급 병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첨단형 스마트병원 ▲군산 전북대학교병원의 신속한 건립과 공공의료시설 유치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가지는 행복한 병원 만들기 등의 방향을 제시하며 병원경영에 자신감을 보였다.

▲ 전북대병원 제21대 병원장에 취임했는데 취임 소감 한 말씀
-성원해 주신 분들의 축하 인사를 받은 기쁨은 잠시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 거점 병원의 병원장이라는 엄중한 책무에 걱정과 두려운 마음이다. 병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다는 신념이 있고, 역대 병원장님들의 훌륭하신 업적과 지역 및 중앙의 리더, 그리고 정관계 부처의 관계자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

▲ 코로나 19 상황이 장기화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해온 덕에 외래 환자 발생사례는 있었어도 원내에서의 추가 감염 환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다행히 우리 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염병대응센터’를 유치해 코로나를 넘어 국가적 감염병 재난에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올 연말 신축 예정인 감염병대응센터는 분리, 운영되며 응급센터 옆 부지에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까지 총 25실 51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감염병 환자에 대한 검사부터 치료까지 독립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다.
또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는 온텍트 진료가 가능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 최대 현안인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과 관련, 최근 사업지 증액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안타깝게도 환경문제 등으로 답보상태에 놓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용지매입을 완료하고 건립을 위한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승인 시점에 책정된 사업비로는 10년간의 물가상승과 법적기준 강화 등 변화된 상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최근에 정부에 사업비 증액을 요청했으며 현재 심의 중이다.

▲ 군산 전북대병원의 건립 방향에도 관심이 많다. 방향성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군산분원이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모든 전문과를 개설하는 종합병원 형식보다는 특정한  질환 및 치료 방법을 집약한 전문센터로 특화시켜 운영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고령층이 35% 이상 되는 초고령 지역에 맞게 심뇌혈관센터, 노인전문 소화기질환센터 및 새만금개발지역의 배후병원 역할에 필요한 국제진료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물론 응급의료와 감염병 대응 진료 등 공공의료 책임병원으로의 역할은 필수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 병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면 아직도 서울이나 수도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도민들이 많다. 이런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비단 우리 병원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국의 지역병원들이 안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문제는 병원이 아닌 지역민을 위해서라도 꼭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4대암(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고 이는 우리 병원의 의료 수준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암의 경우 지금은 수술이나 치료 방법이 표준화돼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잘 치료할 수 있다. 지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병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 전북대병원에서는 장기이식 수술이 활발하고 또 직접 집도하는 거로 알고 있다. 현황을 말씀해주신다면?
-1998년부터 올해까지 뇌사자 231명을 관리했고 모두 820명의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중증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특히 이식 수술의 경우 신장이식 600차례와 간이식 100차례를 훌쩍 넘길 정도로 이식수술 실력이 한강 이남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아직도 장기이식 대기자가 4만1000여 명에 이르고 있고, 생존 시 기증과 달리 많은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뇌사 기증자는 매년 전국 통틀어 450여 명에 불과하다. 장기 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 돼 더 많은 말기 중환자가 새 생명을 얻기를 바랄 뿐이다.

▲ 의료계 이슈로 최근 수술실 폐쇄회로(CCTV) 의무화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북대병원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의료인으로서 외과의사로서 수술하는 장면이 가감 없이 모두 녹화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물론이고 의사들 모두 두려움이 있다.
정해진 법령에 따라 환자에게 적절한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병원에서는 수술방 22곳을 포함해 주변까지 모두 33개가 설치돼 있다. 현재는 녹화기능은 활용하지 않고 모니터링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녹화기능은 향후 법령이 확정되거나 지침이 내려오면 전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운영과 관련해서는 의료진과 환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있기 때문에 양자의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충족하는 방안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 앞으로 임기 3년동안 경영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우수한 의료인력 양성과 사회적 공공재로서의 의료체계 확립, 새로운 의학지식의 축적과 확장,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 제공 등 국민이 기대하는 전북대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국립대병원의 진료 및 교육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저는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진정성 있는 책임의식과 친절이 배어있는 병원, 양질의 진료와 미래 의료를 준비하는 신뢰받는 병원, 구성원이 자긍심을 갖고 근무하는 병원, 그리고 환경을 고려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해 환자와 구성원 모두가 따뜻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 끝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우리 병원이 개원 112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다. 이렇게 한 세기가 넘도록 지역 보건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의학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앞서 취임사에서도 전한 바대로 “도민과 동행한 따뜻한 의료 100년”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갈 알찬 의료 미래 100년”을 향해 정진하겠습니다. 슬기로운 전략과 시스템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모든 자원이 서로 연결돼 시너지효과를 내는, 사람 중심의 새로운 미래 생명을 준비하는 전북대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희철 원장은 전북대 의과대학을 나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충청·호남권 최초로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간암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한 대량 간절제술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는 등 간담췌 및 이식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각 분야의 최고 베스트 닥터를 소개하는 ‘EBS 1 명의’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전북대학교에서 학생처장과 의과대학 교무부학장을 역임했으며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외과학회 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하미수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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