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갑, 생명의 숲-인류의 길 

수묵이 갖는 시대정신을 조명하고, 전북의 고유한 정체성을 재발견하는 기획전시가 열린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수묵시색(水墨時色)전’을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관에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동시대 수묵화에 대해 사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각기 다른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다채로운 담론의 장을 형성하겠다는 취지다. 

참여 작가는 송만규, 박종갑, 장지성, 김승호, 탁소연, 이홍규, 박성수, 정미현 등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수묵 세계를 펼쳐 보이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수묵화의 새로운 확장을 보여준다.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시색’으로 시색의 사전적 의미는 시대의 추세이다.

작가들은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기본 재료인 지필묵(紙筆墨)을 토대로 각자가 가진 개성을 펼쳐 보인다. 

송만규 작가는 화면을 경영하면서 대소의 괴량감과 소밀의 조화, 담묵과 적묵 등 변화감을 줘 수묵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작가의 사유는 물방울에서 시작해 커다란 강으로 확장된다. 

산수풍경을 그린 장지성 작가는 형상보다 형상을 감싸는 대기에 관심을 보인다.

새벽녘의 명징하면서 어스름한 느낌, 눈 부신 햇살 너머로 느껴지는 몽롱함 등을 미묘한 먹빛과 푸른빛 안에서 흐릿하게 드러나는 형성으로 관람자에게 유사 경험을 끌어내고 묵상의 세계로 이끈다.

이 밖에 이홍규 작가는 담백한 터치와 절제된 여백의 모습 안에 섬세함을 포학하고 있는 그대로를 재현하기보다는 빛과 색채로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만든다.

일상의 장면에 주목한 탁소연 작가는 개성적인 화면 구성 속 경쾌하게 교차하는 굵은 선들의 리듬이 인상적이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시도와 동시에 전통적 정신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적 표현방식을 동시에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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