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하 한국건강관리협회 진료지원센터장

코로나 감염 확산의 장기화로 각종 사교 모임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조차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면 비대면 일상을 지켜야 하겠으나, 이로 인하여 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진료실 현장에서 토로하는 분들도 많다. 또한 개인 방송, 유튜브에서 시작한 먹방 컨텐츠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이어져 전 세계인들의 새로운 방송 트렌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비만 인구의 증가도 만만치 않다. 2018년 통계상으로 우리나라 성인 비만 인구는 34.6%, 특히 남성은 42.8%로 반절에 육박한다. 진료실에서 유독 많아진 비만에 대한 환자들의 질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흔히 비만을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비만은 식습관 및 운동 부족 이외에도, 연령, 유전, 장내 미생물, 환경 화학물질 및 독소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여 생기게 된다. 또한, 여성들은 폐경기에 일어나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체지방의 분포율과 범위가 변화면서 복부 비만이 있는 체형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비만과 관련된 위험 유전자들은 이미 밝혀져 있는 상태로, 유전적으로 비만한 부모에서 태어난 자녀가 비만하게 될 확률이 높고, 일란성 쌍둥이들이 같이 비만일 확률이 이란성 쌍둥이들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 있다.

이러한 비만을 에너지 불균형(후천식 식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일차성 비만과는 다르게, 이차성 비만으로 정의하며, 구체적으로는 유전 질환, 선천성 질환, 신경내분비계 질환, 정신 질환, 약물 등으로 유발되는 비만을 의미한다. 비율상으로 전체 비만 환자의 1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그렇게 낮은 확률의 원인만은 아니다. 특히, 음식섭취와 활동량이 적절한데도 불구하고 이유 없이 살이 지속적으로 찐다면 부신피질/갑상선 호르몬의 불균형 소견이 있는 경우,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종양이 발생한 경우, 그리고 식욕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에 병변 등을 의심해 봐야 하며, 병원을 내원하여 정밀 검사를 통한 진단과 치료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에너지 불균형으로 인한 일차성 비만이라면 좋든 싫든 치료를 해야겠다. 긴 이야기를 모두 다 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내용을 ‘대한 비만학회’의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필자의 의견과 함께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비만 여부를 판정하는 체질량 지수는 자신의 몸무게(kg)을 키(m) 로 나눈 값이다. 25~30 미만은 ‘1단계 비만’, 30~40 미만은 ‘2단계 비만’, 40 이상이면 ‘3단계 비만’으로 구분한다.

현실적으로 감량 가능한 목표체중은 현재 체중의 10%이며, 감량의 속도는 1-2주일에 0.5 kg 정도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체중유지를 위해 필요한 하루 섭취 열량에서 250-500 kcal정도를 줄인다. 기초대사량과 활동 대사량의 계산, 섭취하는 음식의 칼로리 계산 등은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 조그만 노트 혹은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각종 에너지 대사량과 섭취음식 및 칼로리 등을 기재할 수 있도록 ‘음식 일기’를 작성하도록 권고한다. 다소 유치해보이나, 필자는 동기 부여 측면에서 강력하게 이 방법을 추천하는?편인데, 작성 유무에 따라 체중 감량의 정도는 매우 유의하게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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