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후동에 사는 A씨(30대·여)는 최근 택배를 찾아 먼 길을 나섰다. 일주일 전에 주문한 물건이 며칠 동안 한 대리점에 발이 묶이면서다.

통상 하루 이틀 정도면 배송이 되던 물건이 주말을 포함해 3~4일 동안 계속 같은 대리점에 머물러 있기에 이상하게 여긴 A씨는 거주 지역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들려 온 답변은 파업 중이다 보니 배송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파업 중이라 늦는다고 미리 연락도 없었다”며 “하는 수 없이 대리점으로 직접 물품을 찾으러 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 익산에 사는 B씨(20대)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주문한 전공 서적이 벌써 수 주째 배송되지 않고 있어서다.

B씨는 “직접 찾아오고 싶어도 얼마나 많이 쌓였는지, 확실히 찾아올 수는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 못 가고 있다”며 “부모님도 곧 추석이라 이곳저곳에 선물을 보내려 하신 모양인데 엄두도 못 내고 계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익산에 이어 전주 일부 지역 등지에서도 택배 파업이 발생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8일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역에서는 지난주부터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 갈등으로 일부 파업이 발생했다. 전날까지 약 5000여 개의 택배가 대리점에 묶여 시민들이 택배를 제날짜에 받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아직 문제 상황이 해결된 것은 아니나 택배 물량 해소와 추석 등 명절 상황을 고려해 이날 기준으로 파업에 돌입했던 이들 전원이 ‘임시업무’에 들어간 상황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 택배지부 관계자는 “총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으나, 이미 정체된 물량 해소와 더불어 앞으로 추석명절 등을 감안해 불가피하게 업무에 나서게 됐다”며 “지금 많은 물량이 밀려있는 데다 분류작업조차 되어있지 않다 보니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상황이 한창 진행 중인 익산지역의 경우 아직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당분간 시민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 택배지부는 9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전주지역 한 택배 회사 대리점주의 횡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방침이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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