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묵묵히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면서 일상을 살다 보면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찾아온다.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소소한 행복들이 에너지를 충전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국에 '치앙마이 한달살이'는 꿈같은 일이다. 

저자는 코로나19로 가까운 여행지조차 가기 어려워진 시기, 집에서도 태국 치앙마이 풍경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글과 그림으로 꼼꼼하게 기록했다.

수행과 여행을 목적으로 홀로 치앙마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조윤수 작가. 

그는 낯설지만 익숙하게 한달살이를 시작했고, 그 과정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정리해 소개한다. 

저자는 버스, 열차, 도보를 이용해 치앙마이를 구석구석 훑는다. 버스를 타고 Night Bazar 시장에 가 식재료를 구경하고, 사원과 상가 거리를 거닐며 다국적 사람들과 만난다. 

찰나의 순간들을 더 오래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해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 작가의 여행에세이에는 이제는 돌아갈 수 없어 더욱 그리운 시간들이 녹아있다. 

교통편, 맛집소개, 핫플 추천 등 여행 중심의 에세이와는 결이 다르다. 

이 책은 길을 따라 펼쳐졌던 그날의 감정과 그때의 분위기, 감정을 다루고 있다. 

기록의 끝에서 마주한 일상의 소중함과 다시 회복될 일상에 대한 간절함을 표현한다. 

작가는 "'눈물은 꽃이다. 마음 꽃이다'. 꽃들이 사라진 곳에 세잎이 나고 산은 연둣빛 물감이 몽실몽실 번지고 있다. 나도 어제의 내가 아니고 내일로 가는 길목에서 변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떠나는 일은 돌아오기 위한 것으로,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인상에 남는다. 

여행 에세이 '치앙마이 한달살이(베스트하우스)'를 집필한 조윤수 작가는 2003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한국문인협회,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회원 등을 역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혼놀, 혼자 즐기다', '발길을 붙드는 백제탑이여', '나도 샤갈처럼 미친 글을 쓰고 싶다', '바람의 커튼'외 다수가 있다. 

새전북신문 문학생 대상을 비롯해 제1회 완산벌문학상, 농촌사랑 공모전 금상 등을 수상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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