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전북 연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전북 체육인의 명예와 자긍심을 떨쳤다.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우리나라는 8일 0시 기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땄다. 종합순위는 15위다.  

전북에서도 지역 출신이거나, 도내 실업팀 소속 선수 20명이 참가했다.

이번 올림픽은 금메달에 목숨 걸던 성적 지상주의가 옅어지고, 선수 개인의 성장에 주목한 무대로 기억될 전망이다.

온갖 악재가 넘쳐나는 상황이었으나, 대회가 진행될수록 전북 선수들의 반가운 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먼저 첫 승전보는 펜싱 남자 에페팀에서 날아왔다.

권영준(34·익산시청)과 전북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송재호(31·화성시청)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은 7월 30일 일본 자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을 45-41로 제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드민턴 여자복식에 출전한 공희용(25·전북은행)의 활약도 눈부셨다.

공희용은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과 배드민턴 여자복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인 일본 선수를 격파했다.

일본을 잡은 김소영-공희용은 지난 2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또 다른 한국 복식조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에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이 이소희-신승찬과의 집안 대결에서 수확한 동메달이 한국 배드민턴의 유일한 메달이다.

원하는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환희와 감동의 순간을 선사한 전북 선수들도 많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리베로 오지영(33·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과 레프트 이소영(27·KGC인삼공사배구단)은 매 경기 코트에서 온 몸을 던지며 배구 4강 신화를 만들었다.

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두 선수는 올림픽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 선수들이 맞대결한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김소영-공희용에게 분패해 4위로 대회를 마감한 신승찬은 전북 고창 출신이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상황 속에서도 1년의 기다림을 재정비의 기회로 삼으며 대회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오연지(31·울산광역시청)는 여자 복싱의 선구자로 통한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이번 올림픽은 16강에서 판정패하며 도전을 멈추게 됐지만, 최종 성적과 상관없이 모든 걸 쏟아낸 그의 모습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전북 선수들의 발견도 이번 대회를 통해 거둔 수확이다.

한국 여자 수영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한다경(21·전북체육회)과 남자 접영의 가능성을 보여준 문승우(19·전주시청)는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었다.

부안 출신 서승재(24·삼성생명)는 배드민턴 혼합복식에 출전, 8강전에서 분투했지만 아깝게 패했다.

축구 대표팀에 합류한 전주 출신 이유현(24·전북현대)과 정승원(24·대구FC), 송범근(24·전북현대)의 성장도 지켜봐야 한다.

이외에도 이준호(26·전북도청·기계체조), 정혜정(24·군산시청·조정), 나아름(31·삼양사·사이클), 심종섭(30·한국전력·마라톤) 등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무사히 올림픽 경기를 마쳤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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