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지도로 영화 상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전북지역 독립영화관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예술분야 영화를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독립영화관의 특성상 기존 관객 수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코로나19와 거리두기 시행이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영화관 운영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늘고 있어서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영화관들은 △좌석 한 칸 띄우기 △상영관 내 음식 섭취 금지 등이 적용된다. 

이에 지역 독립영화관은 각종 SNS 홍보에 집중하며 영화관 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독립·예술영화관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워낙 낮다 보니 홍보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4일 도킹텍 문화콘텐츠 제작소 김형준 대표는 “지역에서 제작한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비상설 형태로 극장을 만들었는데,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사람들이 ‘도킹텍’이라는 극장이 있는지 모르고, 홍보해도 효과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휴관과 재개관이 이뤄지다 보니 지금은 극장을 수익원으로 보지 않고, 문화 활동의 일환이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술영화전용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영화관 운영이 멈추면서 실제 영화 상영일이 3분의1로 줄었다. 

휴관은 길어지는데, 좌석수가 절반 가까이 줄면서 관객수도 반토막 난 상황.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관계자는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직전 영황관 관객수가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상황이 좋았었다”며 “그러나 코로나 발생으로 휴관이 길어지다보니 현재는 개관 초창기 수준으로 돌아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시에서 보조금을 받아 재정적 어려움은 넘기고 있지만, 인지도를 쌓아 올리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코로나 이전부터 문제로 제기됐던 한국영화 의무 상영일수도 독립영화관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한국영화의 상영의무)에 따라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1 이상 한국영화가 상영돼야 한다. 

영화 다양성 추구를 위해 예술·독립영화관이 세워졌지만, 한국영화 의무 상영이 지켜지지 않으면 '전용 상영관 인정 상영일수'로 인정받지 못한다. 

지역 독립영화계는 이제는 생존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가 마련이 돼야 자연스레 관객을 상영관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독립영화계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독립영화관들은 모두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며 “적은 예산으로도 질 좋은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과 프로그램이 우선 된다면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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