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역 상생 위한 등록금 폐지

오피니언l승인2021.07.22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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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철(참교육희망포럼 상임대표)

40년 넘게 지역의 중·고등학교 교사로, 교육운동가로, 그리고 교육행정가로 활동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교육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왔다. 삶의 터전인 지역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청년들이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고 더 나은 삶의 터전으로 발전시키는 것, 바로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교육과 지역발전의 이상적 관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중심으로 대학 서열체제가 굳어져 있고 인구, 산업, 경제 등도 집중화되다 보니 지역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우수한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대거 유출되는 현상이 매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지방 소멸 위기라는 무시무시한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는 마당에 지역인재들의 유출은 지역 경쟁력을 갈수록 약화시키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소재 대학들은 이제 존립 가능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전라북도에 있는 주요 대학들(전북대, 군산대, 원광대, 전주대, 우석대, 군산대)의 2021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평균은 88.5%로, 전년 대비 무려 11.1%p가 하락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특히 이 중 한 대학은 신입생 충원율이 80%에도 못 미쳐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지역의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갈수록 줄어들게 될 것이고, 학생이 없는 지역의 대학들은 고사하게 될 수도 있다. 지역의 대학이 고사하게 되면 그 지역의 경제와 산업, 문화 등도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이처럼 지역인재가 유출되고 지역대학이 고사 위기에 처하게 되면 그 지역은 발전하기 어렵게 된다. 인재도 없고 대학도 없는데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오려고 하겠는가? 조금 있던 산업체들마저 나가려고 할 것이다. 인구도 일자리도 계속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국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고 지방대 졸업생에게 공무원 임용 기회를 확대하고 공공기관 취업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 유출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교육과 지역발전의 이상적 관계가 무너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역인재의 유출을 줄이고, 동시에 지역의 대학들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지역대학 등록금 폐지를 제안한다.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들이 지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할 경우 국가가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지역의 우수한 많은 학생들이 지역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고, 학비와 생활비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지역의 대학도 매년 반복되는 학생 모집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되어 지역인재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역대학의 위상과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체제도 자연스럽게 완화되어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며,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중인 혁신교육의 성과가 지역에서 열매 맺는, 즉 교육과 지역이 상생하는 선순환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비에 대한 정부 부담 비율이 OECD(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가입국들의 평균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매우 낮으며, 학비가 전액 무상인 국가들도 많다. 우리나라가 교육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 이 때 투자확대의 핵심을 지역균형발전에 두고 지역대학 등록금을 국가가 전액 지원하는 것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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