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전북지역 자영업계의 한숨이 깊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덧붙여 임금인상은 부담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는 것.

13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노・사・공익위원 전원(각 9명, 총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2021년 제9차 전원회의에서 올해 대비 440원(5.1%)이 인상된 최저임금(9160원)이 최종 가결됐다.

요식업계를 비롯해 이 소식을 접한 도내 자영업자들은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영업에 있어서는 인건비와 임대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매년 늘어나는 부담에 비해 음식값 등 ‘돈 들어올 곳’은 좀처럼 인상이 어려워 타격만 더해가고 있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중화산동 한 식당 주인은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진 지 벌써 1년 7개월째인데, 그간 10시 이후 집합금지 등 방역정책과 더불어 사람들의 행동이 위축되며 꾸준히 타격을 받고 있었던 상태”라며 “그런데다 최저임금 인상 소식까지 들리니 앞으로 사람 쓰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앙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존에 일하시던 분들을 오래 고용하기 어려워지면서 그 분들도 식당에서 다른 업종으로 많이들 옮겨가는 추세인 것 같다”며 “우리집도 거의 가족들끼리만 꾸려가고 있지만 아마 큰 식당들의 경우 지원을 받기도 어려워 좀 더 속앓이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아르바이트생들도 마냥 들겁지만은 않다. 급여가 올라간다는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는 ‘혹시나 일자리가 줄어들지 얺을까’하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광대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올 여름에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다 실패했는데 내년에 경기가 특별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좀 더 경쟁이 치열해 질 것 같다”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내가 받을 수 있어야 의미있는 것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 한국외식업중앙회 전주시 완산구지회 관계자는 “지난해 재난 지원의 경우 지원기준에 미치지 못해 지원받지 못한 경우가 40%가량”이라며 “장기간 타격을 입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업주들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외식업계에서는 인건비 관련 걱정에 로봇 도입까지 고민하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앞으로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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