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덕천면 황토현 전적에 세워진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전봉준 장군의 동상 철거와 재건립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는 전봉준 장군 동상 철거에 따른 문화재청 현상변경 허가 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동상을 철거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1987년 군사정권 시절 제작된 전봉준 장군 동상은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조각가가 제작해 그동안 철거 논란이 일어왔던 작품이다.

친일 작가가 만든 조각상으로 인해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썼던 동학농민혁명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특히, 동상의 몸체는 격문을 들고 투쟁에 앞장선 농민군 지도자이지만 머리는 죄수처럼 맨상투로 만들다 보니 몸체와 머리가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또한, 동상 뒤 부조 속의 농민군 모습 어디에도 죽창과 농기구를 들고 목숨 걸고 싸움터로 나가는 비장한 농민군의 표정이 보이지 않아 역사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논란이 많은 작품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시민과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동상 철거를 결정하고,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 승인을 받아 박물관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또 전봉준 장군 동상과 부조를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와 자주적인 국가 보전이 중심인 동학농민군의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유진섭 시장은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 정신 선양에 어긋나는 기념사업에 대해 앞으로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며 “철거 이후 새롭게 제작될 동상은 각계 전문가 자문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사상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동상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읍황토현전적(사적 제295호)은 1894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의 최초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장소로 이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황토현 전승일’을 기리기 위해 5월 11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제정하고 매년 국가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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