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방역조치에 따른 세분화된 진행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맞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행사 및 영화 상영을 정상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제는 지난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앞서 ‘온라인 상영’과 ‘장기상영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조직위는 영화제 슬로건을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로 정하며 영화계가 코로나19 사태를 넘어 정상화되기를 기원하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48개국 186편(장편 116편·단편 70편)의 영화가 초대됐다.

전주 시내 4개 극장, 17개 상영관과 국내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에서 관람할 수 있다.

먼저 코로나시대의 영화제를 표방하며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코로나 펜데믹을 돌아보고 그 변화에 주목한 작품들을 살펴보기 위해 특별전 ‘스페셜 포커스:코로나, 뉴노멀’을 준비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감독들이 자신의 시선으로 들여다 본 코로나펜데믹의 양상과 그 영향을 담은 영화들은 우리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감독의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인디펜던트 우먼’은 그동안 잊혔거나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지만 독립영화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7명의 여성 감독 영화를 통해 이들의 업적과 성과를 조명한다.

특히 이들의 작품을 7명의 여성 비평가가 분석함으로써 제도권 영화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위상을 바로잡는 한편, 미래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이끌어 갈 영화인들에게 용기와 자극을 주려 한다.

전주시민과의 거리도 좁힌다.

그동안 전주시민들이 상영 티켓을 구하지 못해 외부 관객에 비해 참여율이 저조했다는 의견을 반영, 전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예매 제도를 도입한다. 공식 예매 오픈전 전주시민만을 대상으로 유효 좌석의 20%를 사전 판매하는 것이다. 또 영화제 기간 상영관 밖에서도 영화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골목상영’을 진행한다.

한편 개막작은 세르비아 출신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영화 '아버지의 길'이다. 빈부격차에 관한 영화다. 세르비아의 어설픈 사회 안전망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아버지의 길'은 이런 문제를 제기하며 ‘그저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한 가장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아버지 니콜라 역을 맡은 배우 고란 보그단의 과묵하지만 행동으로 가장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선이 굵은 연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폐막작은 프랑스 출신 오렐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조셉'이다.

미국에서 명성을 떨친 일러스트레이터 조셉 바르톨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뤘다.

1939년 스페인 내전 중 공화주의자 50만명이 프랑코 독재를 피해 프랑스로 탈출해 수용소에 머물렀는데 조셉은 그 중 하나였다. 그는 비루하고 폭력이 난무한 수용소 생활을 견뎌 내며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올해 개막작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폐막작은 CGV 전주고사 1관에서 상영된다.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실험적 정신으로 그간 영화인들이 지키고 싶은 영화제가 되어왔다"며 "영화제가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원에서 열린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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