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사업을 빌미로 700억대 투자사기를 벌인 업체 대표가 지난달 검찰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사기 행각을 벌일 때 수많은 영업사원을 고용하는 등 다단계 형태를 보이는가 하면, 공사현장을 돌면서 투자자들을 속였다.

피해자들 중에는 노후대비용 원룸을 날리거나, 가족과 친지들까지 피해를 줬다는 사실에 낙담,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월 300만원 지급” 고수입 미끼로 현혹

A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플랜카드를 내걸고, ‘월급으로 300만원씩을 주겠다’며 영업사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 위치한 30여 곳에 ‘태양광 부지를 분양하려한다’는 것이 ‘사업’의 요지였다.

이를 보고 찾아 온 영업사원들에게는 ‘수당을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아오라고 꼬드겼다. 영업사원들은 주로 친인척, 친구 등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 업체에 모인 이들 가운데 10~20%가량은 광고를 보고 연락한 경우로, 나머지 대다수는 영업사원을 통해서 사업을 접했다.

특히 영업사원들을 통해 투자에 나선 이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지인 뿐 아니라 가족을 통해 접한 이들이 대다수여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고자 전남 보성 등 3~4군데 가량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비춰주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는 곳이 없으니, 수익금이 나올 리도 없다.

업체 관계자는 ‘조만간 완공된다’는 말도 입에 달고 살았다.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피해자들에게는 ‘2달 뒤에는 투자금을 돌려주겠다’고 차일피일 기한을 번복해 미뤘다. 일부 강하게 항의하는 사람들에게는 환불을 해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에게는 그림에 떡일 뿐이었다.

기다림에 지치다 못해 사기임을 의심한 피해자들은 작년 2월부터 고소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믿고 투자했는데 풍비박산” 투자사기로 ‘낙심’

“아들이 진급하기를 바라서 가족과 친지들을 설득했는데…”.

A씨의 아들은 이 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진급하려면 투자금을 모아와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우리 아들이 진급해야하는데…’란 걱정에 주변 가족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온 가족이 십시일반 모은 구좌만 8구좌가량, 명당 1억원 가까이 투자해 8억에 가까운 피해가 났다. 아들이니까, 친척이니까 믿고 투자한 셈이었지만 투자금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믿음에 기반을 두고 버틴 시간도 무색하게 이 ‘사업’은 결국 사기로 드러났다. A씨는 가족들에게까지 피해를 줬다는 데 크게 낙심해 병원에까지 입원했다.

B씨 역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지인으로부터 ‘믿을만한 투자처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투자를 결심했다. 노후대비 등을 위해 모아둔 1억여 원을 투자금 삼아서였다. 무엇보다도 ‘지인이 나에게 나쁜 일을 할 리가 없다’는 믿음이 컸다. 하지만 공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지인은 ‘내가 책임을 지겠다’며 각서까지 썼지만,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이외에도 자신이 노후대비로 관리하던 원룸을 팔아 투자했다 낭패를 본 사례 등도 있다고 대책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영업부장 등 직함을 내세운 영업관계자들은 ‘언제 완공되냐’ 등 언성을 높이는 피해자들을 보성과 함양 등 한창 공사가 진행되는 듯한 모습의 부지에 데려갔다. ‘여기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곧 지어질 거다’라며 설득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처음 신고가 접수됐지만, 이 같은 사기행각은 지난해 10월께까지 계속돼 지난해 10월경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다는 것이 피대위 관계자의 주장이다.

 

▲ 피해자들, 대책위원회 꾸려 엄벌 촉구

피해자들은 현재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현재까지 모인 피해자들의 수는 약 1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막 은퇴하거나 고령자 등으로 이뤄져있다, 노후자금 등을 투자해 피해를 본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이들이 대규모로 사기행각을 벌였을 뿐 지금도 이 같은 사기는 규모만 달리 해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하는 한편, “대표를 엄벌해 이 이상 비슷한 피해를 막고, 여기에 더해 조금이라도 피해가 보전되기만을 바라 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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