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것을 시작으로 65세 이상 국민에 대한 2분기 접종이 시작됐다.

요양병원·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28만8000명을 시작으로 5~6월 중 65~74세 일반 국민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65세 이상 대상자 중 접종에 동의한 비율은 76.9%이다. 65세 미만 대상자 접종 동의율이 93.7%인 것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다.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고 특히 65세 고령자들의 건강 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에서는 65세 이상 병원시설 입소자에 대한 접종 대상자는 모두 2만865명이다. 이중 1만6715명이 접종에 동의했다고 한다. 종사자와 의료인은 92.38%, 입원·입소자는 78.54%가 각각 접종에 동의해 통합 동의율은 80.11%로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백신 접종 후 이상 사례가 알려진 영향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의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건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65세 이상 첫 접종자로 나서는 것은 국민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일각의 안전성·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코로나19 확산세는 살얼음판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3일 자정 기준으로 346명 발생했다. 전날보다 60여명 감소해 1주일 만에 300명대로 다시 내려왔지만 감염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다중이용시설이나 직장 등을 고리로 크고 작은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은 30%에 육박한다. 따뜻한 날씨와 꽃 향기에 취해 방역 긴장이 풀리면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지 말란 법이 없다.
우리는 올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000만명에게 접종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불확실한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고 말한다.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믿고 순서가 되면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낮은 접종 동의율은 조기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는 우리 사회의 노력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연말 집단 면역 형성이야말로 코로나 국면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도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백신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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