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신속·정확한 날씨 전달을 위해 24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전북지역 내 일기예보를 담당하고 있는 전주기상지청이다.
3월 23일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전주기상지청을 찾아가봤다.

22일 오전 찾은 전주기상지청 예보현업실. 한쪽 벽면에 위치한 화면 위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레이더 화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예보관들의 책상 위마다 3~4개가량의 화면을 주시하며 기상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다.
‘위치별로, 시간별로 기압골이 어떤 모양새를 하는지’, ‘바람이 어떻게 불어오는지’ 등 여러 자료들이 떠있는 화면 한켠에는 타 기상지청과 교류하는 컴퓨터 창이 조그맣게 떠있었다.

컴퓨터 창 어두운 부분에는 어김없이 직원의 빛나는 눈동자가 비춰졌다.
인공위성과 레이더 등을 통해 시시각각 수집된 자료들은 슈퍼컴퓨터를 통해 수치화 돼 나타난다. 여기에 예보관들의 지식과 경험 등을 토대로 만든 분석 결과를 근거로 토의를 거치고 나면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일기예보가 완성된다.
이날 만난 한 예보관은 “우리나라에는 바다와 산지 등이 복합적으로 위치해 있고, 이런 지형이 날씨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예보를 전달하기 위해 늘 긴장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시민들에게 가장 정확한 기상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주기상지청 예보현업실에는 24시간 예보관이 상주하며 끊임없이 관측 자료를 감시·분석한다. 언제 어느 때 상황이 변하더라도 정확한 기상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농업이나 어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이 많아 항시 변동되는 상황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고 이날 만난 기상지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병춘 전주기상지청장은 “지난해에는 4월 초 저온과 6월 초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역대 가장 긴 장마와 8월 집중호우 등 이례적인 기상재해가 자주 발생했다”며 “올해는 그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예보관들이 더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가올 여름의 경우를 예로 들면 폭염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편이기도 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이런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적시에 접할 수 있도록 기상청 어플리케이션 개편, QR코드 등을 활용한 접근성 향상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쌓인 자료와 예보관들의 경험은 비단 단기적으로 날씨 정보를 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새만금 수상광사업 등 국책사업이나 전국 체전, 또는 다가올 세계잼버리 등 국가·국제적인 행사와 같이 날씨가 변수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상청의 자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김 지청장은 “보통 ‘기상청’이라고 하면 일기예보만 제공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기 쉽지만, 사실 ‘날씨’가 연관되는 많은 곳에 기상청의 손길이 뻗어있다”며 “단기적으로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걸맞는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후 새만금과 관련한 해양기상정보기관 설치 등 인력·조직 확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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