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화 전주시의회의장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새봄을 맞이하여 선조들은 이 글귀를 문마다 붙여왔다.

사실 작년은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으로 유독 혹독했던 한해였다. 작년 1월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래, 신천지 사태와 이태원 발 집단 감염, 그리고 지난 11월 있었던 코로나 19 3차 대유행까지 쉴 새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시인 이상화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를‘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노래한 바 있다.

우리는 코로나 19로 인한 단절과 상처 속에 유난히 쓸쓸했던 겨울 속에 이 봄을 기다렸다. 봄은 새 하늘을 보고, 새 땅을 보고, 새 사람을 보는 계절이다. 우리는 흐드러진 벚꽃이 날리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을, 그 희망을 기다린다. 발명가 에디슨은,“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일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희망이 있는 사람이다”고 하였고, 미국의 소설가 앤 라모트는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싹이 튼다. 꺾이지 않는 희망을 가지고 정말로 드러내놓고 올바른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새벽이 오게 마련이다”고 하였다.

꼭 이런 명언을 들지 않더라도, 희망은 세계의 시작이고 또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래서 우리는 넘어져도 또 일어나고, 좌절 속에서도 다시 희망하고 기대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 하루하루 기약 없는 희생과 인내를 감내하고 있다. 코로나 쇼크는 지역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갔고 수많은 실업자와 구직포기자를 양산했다.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일반 시민들 역시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명절날 가족 간의 정을 나누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유로웠던 지인 간의 교류, 보다 나은 세상을 보기 위한 관광 명소 방문 등 코로나 19 이전의 일상으로는 더이상 돌아가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 또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를 지독하게도 괴롭히던 코로나 19 또한 과거 사스가 그랬고 신종 플루가 그랬듯, 언젠가는 우리 눈앞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여태껏 그래왔듯 우리가 할 일은 단단한 사회적 연대 속에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희망의 내일로 나아가는 일이다.

코로나 19 백신도 물론 중요하지만 희망의 파랑새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 속에 있다. 전례 없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는 관문을 여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에서 비롯된 주변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코로나라는 허물을 벗고 부활의 날갯짓을 활짝 펴고 저 멀리 비상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신축년은 흰 소의 해이다.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서 만 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말처럼,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푸르른 희망이 전주의 내일을 깨우기를 기원한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희망의 새봄을 기다리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전주의 따뜻한 화합과 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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