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소재 대형 한방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일반병원 간병인과 보호자에 대한 보다 강력한 방역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9일 5명에 이어 10일에는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모두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의료기관에서의 감염이 충격적이지만 감염 경로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집단 감염의 최초 확진자는 한방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다. 양방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들렀다가 입원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환자, 보호자, 직원 전원 검사에서 잇달아 양성 판정이 나왔다. 한방병원에서의 허술한 방역이 집단감염으로 번진 것이다. 문제는 감염 경로다. 보건당국은 대부분 한방병원 환자들이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환자들로 환자에 의한 전파가 아니라 보호자나 간병인 또는 의료진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도 “보호자와 간병인이 지속적으로 출입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래전 부터 주기적인 검사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감염 우려가 상존했음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사전에 이런 위험성을 알고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의료기관의 집단 감염은 단순한 확진자 증가를 넘어 방역 신뢰도를 크게 무너뜨리는 사태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은 강한 전파력과 후유증 등 감염 자체에도 있지만 우리가 제대로 대응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잘하는 국가로 손꼽히는 이유는 방역 당국에 대한 높은 신뢰가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코로나19 방역의 핵심가치인 것이다. 의료기관이 방역의 제1 전선인 만큼 청정지대를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번 의료기관 집단 감염을 계기로 만반의 대응책이 필요하다.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와 간병인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도내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사각지대도 있다. 또한 보호자의 병실 출입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활동이 많은 보호자들의 출입은 방역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한방병원 집단감염을 계기로 보다 촘촘한 방역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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