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학동 사진관(관장 김지연)이 신축년 첫 전시로 김선강 개인전 ‘화필촉’을 준비했다.

작가는 생명에너지의 다양한 변이 과정을 한국적 이미지와 색채를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건강한 생명에너지를 보호,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관객에게 일깨우기 위하여 한지, 분채, 석채, 세라믹, 자개, 아크릴, 야광 등 재료의 경계를 두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

화필촉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명에너지를 가시화한 작가만의 회화 언어로 ‘빛 에너지’의 의

미도 깃들어 있다. 생명에너지가 변이를 일으킬 때 빛 에너지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화필촉’은 ‘빛나는 터치가 닿았다’라는 뜻으로 생명에너지를 가시화 하기 위한 회화 언어다.

작가는 생명에너지가 생성, 변이, 소멸, 재생산 되는 과정을 ‘Birth’라고 명명하고 그 Birth라는 의미가 내포하고 있는 ‘생명을 빚다, 품다’라는 개념을 생명의 ‘잉태와 탄생’을 실행하는 역할자인 ‘어미’의 본질 속에서 찾고 있다.

모든 생명은 어미의 존재를 통해 세상과 조우(遭遇)하고 어미는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어미’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는 여성이고 여성은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능력을 부여받은 존재이다. 작가의 작품은 한국 여성의 삶과 생명에너지의 시작을 함께하며 인류를 이어가는 어미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어미’의 간절한 마음으로 건강한 생명에너지를 보존해야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황금빛, 은빛, 검은빛의 조형물들에 작가의 화필촉으로 발현된 빛의 움직임이 생명에너지가 되어 응집(凝集), 확산(擴散)하면서 시간과 차원을 초월하여 화필촉이라는 충만한 에너지의 세계로 공간을 전환시킨다. 금색 은색 검은색을 바탕으로 하는 세라믹 작품들은 생명의 시원에서 움직이는 생명에너지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 고유의 음식, 송편은 작가가 생명에너지의 연구를 통해 생명과 한국적모성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빚음과 품음’의 함축된 형상이다.

이일순 작가는 “송편이라는 형태는 생명을 빚어서 그 안에 생명의 씨앗을 품는 어미의 자궁을 닮아있고, 작품의 재료로 선택한 세라믹은 한국적이면서 시공간의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생명을 품고 견뎌내며 인내와 정성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 세라믹의 정결한 소성과정과 닮아있다”고 했다.

한편 작가는 작품 속의 화필촉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를 화필촉으로 생각하고 생명에너지의 흐름을 공간(전시공간)에 표현한다. 즉 입체화면(직육면체, 원기둥, 세라믹 조형물) 형식의 작품들은 그 자체가 ‘화필촉’이 되어 전시장소를 생명에너지가 충만한 공간으로 채워 나간다.

김선강 작가는 “작품 하나하나가 생명에너지이며 화필촉이다. 이것으로 구성된 전시 장소는 생명에너지로 충만한 공간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즉 공간연출의 시작이 ‘Birth’의 순간이 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생명에너지의 성질을 화필촉의 움직임으로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할 것이다”라고 했다.

전시는 3월 3일부터 4월 3일까지 이며 관람은 오전 10시 30분부터 6시까지 가능하다.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3일은 휴관이다.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 동양화과 졸업, 전북대 미술대학원 미술학 박사로 서울과 전주, 완주에서 17회 개인전과 아트페어 등 10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여백회, 동질성회, 화기애애, 한국미술협회 회원.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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