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도내 시·군들이 건의하고 나선 현안사업 후속조치에 뒷짐을 지고 있다.

도내 시·군들이 최근 ‘도-시·군 기획부서장 회의’를 통해 도에 각종 현안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지원을 건의한 가운데, 후속조치가 지지부진해 발빠른 조치가 요구된다. 

정읍시는 지난 2004년에 건립해 공간이 부족한 노인복지관의 증축을 위해 10억원의 도비(특별조정교부금) 지원을 요청했다.

노인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이용자의 욕구충족, 체계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는 현재 사용중인 복지관으로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정읍 금붕1길 212번지에 위치한 노인복지관을 증축하고자 시는 지난 2019년부터 25억원의 시비를 확보해 준비해왔다.

또 당현마을~체육공원 연결도로 개선 사업비 25억원 지원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는 현재 사업부서의 의견을 청취해 추후 지원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는 도시의 균형발전 촉진과 장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임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 여건상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무주군은 이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도에서도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국기인 태권도산업의 정체를 극복하고 국가의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높이는 구심점 역할을 통해 무주를 태권성지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최근 각 시군 뉴딜사업 발굴 목록에도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안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추진은 동부권 사업 발굴 자리에서도 언급됐을 정도로 군에서 꾸준히 밀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 2015년 군은 태권도사관학교 설립타당성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지난해 2월에는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전략 및 실행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 단위에서 설립을 추진할만한 여력이 없었던터라,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전주시가 지난해 건의하고 나선 호국보훈수당 도비보조비율 인상은 '지속검토' 중인 상황이다. 

시는 도비와 시비 매칭 비율을 기존 9대1(시:도)에서 5대5로 맞춰줄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올해 역시 호국보훈수당 도비 보조비율은 9대1로 확정돼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도 사업부서에서는 현재 예산과와 도비 보조비율 인상에 대해 조율중이라고 하는데, 쉽지 않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도에서는 14개 시군에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어마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도 이해는 된다"고 밝혔다. 

도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시·군으로 꼽히는 군산시는 매칭 예산 비율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시는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도에 건의하면 대부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사실상 전북에서 국가예산 발굴사업도 군산시가 가장 많다고 부연했다.

다만, 국가사업이 많아지는 만큼 시비 부담이 커져 비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예산운용상 어려움이 뒤따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비가 6~70%를 차지하는 사업이 많았는데 요즘은 50대50을 유도하는 사업이 많다보니 나머지는 도와 기초지자체가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며 "도에서는 1~20%를, 나머지는 시에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부담이 큰 편"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시군이 요청하는 각종 사업을 전부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시군 형평성 때문에 매칭비율을 줄이고, 예산도 삭감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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