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개교한 군산의 비안도초등학교가 지난달 졸업생 1명을 배출한 것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부안 하서면에 위치한 백련초와 장신초, 하서초 등 소규모 학교 3곳의 통폐합이 추진된다. 이는 2024년 하서초등학교(가칭)의 개교에 맞춰 이뤄진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면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도내 지역의 폐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전북도내 초·중·고 누적 폐교 수는 325개교에 달한다. 폐교 현황을 보면 전남이 828개교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 729개교, 경남 582개교, 강원 460개교, 전북 등 순이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도미노 폐교 위기는 최근 3년간의 초등학교 입학생 수에서도 감지된다.

도교육청의 2021학년도 초등학교 취학예정자 예비소집에서 입학대상자 수는 1만4564여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4977명보다 413명, 2019년 1만7012명보다 2448명 줄어든 수치다.

1~6학년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는 2019년 183곳(43.3%)에서 지난해 196(46%)곳으로 늘었다.

이와 같은 상황과 맞물려 최근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특이점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는 비단 농산어촌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주지역 전라중학교의 경우 원도심에서 신도시 이전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전라중은 1968년 개교 이후 1741명(1996년)까지 학생 수가 증가했지만, 현재는 학생 수 136명(6학급)의 소규모 중학교다. 에코시티 내 학교 신설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도교육청은 지역 내 작은 학교 통폐합을 해야 한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학교를 신설할 시 원도심이나 외곽의 작은 학교를 이전 및 재배치하도록 함으로서 사실상 학교 수 증가를 막겠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오는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사업 계획 재심사를 앞두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선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 사례가 급증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촌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주민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도시로 떠나게 되고, 이로 인해 귀농·귀촌 같은 인구 유입이 막힐 뿐 아니라 지역 소멸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 같은 환경을 고려, 실제 부안 하서면 지역의 학교 통폐합 같은 경우도 학교구성원인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지역주민 등의 자발적 요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명 어울림학교라 불리는 교육을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공동통학구형 어울림학교는 도시지역의 대규모 학교와 인근 소규모 학교를 같은 통학구로 묶어 학생 수 분산을 이끌어낸다는 취지다. 주소지 이전 없이도 지정된 소규모 학교로 전·입학을 허용하는 이점이 있다.

김승환 교육감은 1월 신년사에서 “코로나 위기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작은 학교들의 장점을 살려 농어촌과 원도심 작은 학교 세우기에 힘쓰는 한편 어울림학교 정책을 기반으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교육생태계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정해은 기자 jhe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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