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교수

·현 (주)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원장
·현 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겸임교수
·전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실장
·유튜브: 전주본병원 재활운동TV

 

 

 

“스트레스는 없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이 삶을 유지하는 동안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여 다양한 외부 자극을 받게 된다. 신체는 외적 자극을 감각기관에서 인지하여 중추신경으로 전달하게 되며, 뇌에서는 감각기관에서 보내 온 정보를 기존에 기억된 내용이나 다양한 뇌의 시스템을 가동하여 분석하고 평가한 후 그 결과를 반응으로 대처하게 된다. 이렇듯 신체가 하는 일련의 과정을 ‘스트레스 대처’라고 한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한다면 사회성이 좋아지고 활동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거나 새로운 일들을 잘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잘 대처하지 못할 때 뇌의 시스템은 과부하를 받게 될 것이며, 그 결과로 다양한 징후가 외부로 표출될 것이다. 징후 중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심박수가 높아지면서 근육에 힘이 들어가거나, 눈이 충혈되고, 목주변 및 어깨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된다. 심할 경우 손발이 덜덜 떨리거나, 흉추부 근육이 딱딱해지고 혈압이 상승되는 등 사람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결과로 나타난다.

 

53세 여성 한모씨는 몇 년 전부터 허리통증이 있어서 요추부 MRI 검사를 한 결과 요추5번과 천추1번 사이의 디스크에 퇴행성변화가 있으며, 디스크가 뒤쪽 중앙부위로 약간 팽륜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에 3회 정도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약 6개월이 지난 후에는 허리 통증은 없어지고 고관절 부위에서의 통증을 호소하였다. 하지와 발바닥까지 전체적으로 욱신거리고 쑤시는 증상이 나타났으며, 병원에서 고관절 MRI 검사를 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 통증 부위인 고관절과 이상근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3회 주사를 맞았지만 그 역시 효과가 없었다. 의사는 주사치료가 효과가 없으니 근력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였지만, 운동을 하면 더 아파질까 두려워서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신경안정제 처방을 했지만 환자는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듯 장기간 동안 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나 성격상 근심과 걱정이 많은 유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증(anxiety)이 동반될 수도 있다. ‘내가 나을 수는 있을까? 내가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닐까?’ 등등 온갖 걱정을 하게 된다. 상기 환자는 장기간 동안의 통증과 폐경 즈음이라는 상황 등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으며, 병원 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이 심리적 불안증을 더욱 유발시켰을 수도 있다.

 

운동은 스트레스 대처를 위한 신체 시스템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대처 시스템을 개선시켜야 한다. 하지만, 강도가 높거나 장시간의 운동, 싫어하는 운동 등은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은 운동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이라는 심리적 부담을 줄여 주어야 한다. 통증을 없애기 위해 근막이완을 먼저 해서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한 다음에 체중을 싣지 않고 누워서 할 수 있는 골반경사 운동과 브릿지 운동, 무릎사이 볼짜기 운동을 권장한다. 모든 운동은 호흡을 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하나의 운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보다는 짧은 운동을 다양하게 수행하면서 운동의 지루함이나 근육의 긴장을 최소화해야 한다.

 

상기 환자의 경우에도 재활운동 초반에는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근막이완 매뉴얼을 실시하고, 관절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수동움직임을 한 후 근육운동을 실시하였다. 누운 자세에서 호흡운동과 함께 비체중부하 근육운동을 실시하고, 점차적으로 체중부하 운동으로 전환시켰다. 약화된 하지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스쿼트 운동과 발꿈치들기 운동, 굿모닝 운동을 실시하였고, 상하체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근육운동과 견갑골 주변 근육의 이완을 위해 로잉(rawing) 운동을 병행하였다. 모든 운동 시에는 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실시하였다. 그 결과 얼굴 표정이 매우 밝아졌으며, 통증은 없어졌고, 편안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불안증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재활운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운동사의 관계이다. 운동사는 환자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뢰감을 우선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신뢰감 형성을 위해 운동사의 치료적 운동의 지식과 함께 운동교육시 오감을 활용한 환자의 증상표현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운동 중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증상과 효과에 대해 계속적으로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심리적 불안에 의한 근육의 떨림이나 긴장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징후가 발견된다면 근육의 이완을 돕기 위해 긴장된 근육을 터치하면서 신경자극을 줄여야 한다. 심호흡을 하면 신경자극을 줄이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근육운동을 할 때는 저강도에서 자연스럽게 관절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힘을 쓸 때는 숨을 내쉬고 아래방향으로 이동할 때는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혼자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잘 될 것이며, 좋아질 수 있다’는 마인드컨트롤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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