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개인전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북한산’전이 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수묵과 모필을 사용한 작가의 최근 작업은 전형적인 수묵산수화로서의 요건을 고루 갖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수묵산수 즉, 실경산수 또는 관념산수와는 어딘가 다르게 보인다. 전래의 화법을 따르는 전통적인 수묵산수의 기법과 다른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형태 감각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이는 직접적인 산행을 통해 현장에서 작업하는 접근방식에 기인한다. 다시 말해 실재하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관찰하며 그 전체상을 파악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야말로 작가의 수묵산수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따라서 자의적인 해석이나 관념적인 이미지를 배제한 채 실재하는 실상에 대한 경험을 고스란히 옮겨놓겠다는 의지를 관철한다. 그러기에 애매하거나 모호한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 모든 이미지는 그저 명백할 따름이다.

그는 최근 전시를 통해 잇달아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선보였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북한산의 기세 및 골격은 어디서 보더라도 힘차고 당당하며 또렷하다. 이와 같은 산의 형태적인 특징을 여실히 드러내는 작가의 수묵산수는 치밀하고 명확한 형태를 추구하는 건축가로서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사가 가지고 있는 힘은 역시 실제적인 공간감이다. 선염이나 발묵, 파묵과 같은 수묵산수의 보편적인 기법을 따르지 않고 담담히 점과 선만으로 형태를 결구하는 작가의 수묵산수는 실제적인 공간감이 남다르다.

전주 출생 김석환은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산업대, 광주대, 삼육대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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