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A씨는 지난달 버스를 이용해 퇴근하던 중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던 도중, 걸음이 느린 한 노인이 미처 내리기 전 닫히기 시작한 버스 문틈에 낀 것이다. 다행히 센서가 작동하면서 문은 바로 다시 열렸지만 노인은 깜짝 놀란 듯 한동안 자리에 멈춰 몸을 떨었다는 것이 A씨 설명이다.

A씨는 “나이도 많아 보이는 분이셨는데, 다행히 곧 괜찮아지신 듯 걸어가셔서 망정이지 그 때 당시에는 혹시라도 사고로 이어질까 조마조마했다”며 “버스 이동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런 어르신들의 경우 특히 사람들이 많이 내릴 때에는 맨 마지막으로 순서가 밀릴 수밖에 없는데, 한 번 더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파주에서 버스에서 하차하던 20대 여성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중교통 안전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도 ‘파주 버스 옷끼임 사망 사고의 재발을 막아달라’, ‘버스기사들의 난폭운전을 막아달라’ 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버스 기사들의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시간 및 배차간격 조정으로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승하차 시 타고내릴 수 있는 안전 시간을 확보해달라는 것이 해당 청원들의 주요 골자다.

실제 28~31일 취재 결과 전주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가운데 승객들이 제대로 착석·하차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운용하는 경우가 다수 목격됐다. 특히 연령대가 높고 걸음이 느린 노인들은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미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일부 시내버스는 신호가 바뀔까 염려됐던 듯 문을 연 채 출발하기도 했다.

김모(30)씨는 “예전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버스를 이용할 때마다 앉지도 않았는데 섣부르게 출발하는 등 ‘위험하다’고 느껴질 때가 자주 있다”며 “이쪽에서도 사고가 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시내버스의 승하차 전 출발과 관련해서는 258건, 난폭운전과 관련해서는 300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관련 민원건수는 매해 감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에서는 버스 관련 지적사항을 먼저 발굴하고 조치하기 위해 모니터링반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며 “관련 안전 사고를 막고 안전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도 모니터링반을 운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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