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선현대무용단이 창작초연 ‘베토벤 걸작의 숲’을 오는 29일 저녁 7시 30분 전주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올린다.

‘베토벤 걸작의 숲’은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모티브로 한 작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연주되는 베토벤의 삶과 음악이 수백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깊은 감동과 여운을 주는 이유를 되새긴다.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베토벤의 작품들에 다양한 장르의 춤을 덧입히고 재해석해 귀로 듣던 베토벤 음악을 다양한 몸짓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현대무용계에 혁명을 일으켰던 이사도라 덩컨이 있다면 베토벤은 음악계에서 혁명을 일으킨 음악가다. 고지식한 음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극단적인 감정표현과 대규모 스케일을 도입해 기존의 고전을 깨뜨린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무대는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연출했다. 최근 대중문화의 흐름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글로벌 트랜드를 최대한 빨리 따라가려고만 하지 클래식한 전통 순수예술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이번 무대는 클래식 전통에 대해 깊이 바라봄으로서 그 밑바탕을 채우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무대는 오프닝 ‘파도여 일어나라’를 시작으로 하이든과 모차르트 영향을 받으면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작품의 지평을 넓혀가는 베토벤의 발걸음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무대는 ‘영혼의 울림’으로 귀가 들리지 않으면서도 역설적으로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편성 곡을 내놓게 되면서 위대한 천재는 그 사람의 인격과 영혼으로 만들어질 수 있음을 표현한다.

이후 엄격한 아버지 가르침에 따라 밤새도록 피아노 연습을 하는 베토벤, 피아노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꿈꾸고 그것을 실현하면서 고전적 소나타 양식을 파괴하고 자신의 내면세계와 투쟁에서 얻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이 투영된다.

베토벤에게는 불멸의 연인도 빼놓을 수 없다. 누구보다도 뜨거운 사랑과 감정을 품고 살았던 작곡가이지만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세상을 떠난 뒤 서랍 속에서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가 발견되면서 그의 열정이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게 됐다.

무대는 ‘마음의 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란 말이 있듯이 아무리 작고 깊숙이 들어가 있어도 정열이나 노여움에 사로잡히면 커지게 되고 내부의 모든 생각을 뚜렷하게 내비치게 된다. 베토벤의 따뜻한 눈과 그 눈이 나타내는 깊은 슬픔은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이번 무대는 베토벤 250주년을 기념한 만큼 베토벤의 곡을 토대로 새롭게 재창작된 곡들이 선보인다. 여기에 현대무용 뿐 아니라 한국무용까지 가미를 하면서 이색적 분위기를 자아낼 계획이다. 한국무용에는 장인숙널마루무용단이 참여해 클래식 곡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한국무용의 보기 드문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안무는 김수지, 조안무는 강소영과 정종웅이 맡았다.

강명선현대무용단 강명선 대표는 “전통 순수예술을 바탕삼아 새로운 것이 창조돼야 하는데 무조건 따라가기 바쁜 요즘 문화계 현실이 위태로워 보인다. 전통에 현대가 덧입혀진 창작품의 깊이는 배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채 진행돼 아쉽기만 하다. 내년에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제대로 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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