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전역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로 지정되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22일 전주 에코시티의 한 부동산업소에 매매물건을 구하는 문구가 나붙어 있다. /장태엽기자·mode70@

“작년 가을 서울 사람들이 관광버스 타고 몰려와서 아파트를 보지도 않고 쓸어갔어요. 아파트 값 급등으로 조정지역이 됐고 지금에 와서 애먼 전주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전주 에코시티에서 영업을 하는 공인중개사 박진원씨(49)는 그때를 회상하며 “당시 외지인들이 대량으로 물건을 매집하고 있다고 말해도 전주 사람들은 못 믿겠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박씨의 말은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시민이 서울 이외 지역에서 사들인 아파트 건수가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서울 거주자의 전북지역 아파트 구입 건수는 1447건으로 전년보다 2.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부동산 규제를 피해 서울 거주자들을 비롯한 외지인들이 전주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효천지구 등 신규 택지개발 지역 아파트에 몰리면서 11억원에 거래된 아파트까지 등장했고 지역사회에 아파트 값 거품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지역 실거주자들은 뒤쳐질세라 매입 행렬에 뛰어 들었다.
또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최대 4년까지 임대기간이 확보됨에 따른 전세값 급등으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이들도 아파트를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해 전북지역 주택 매매거래 총액이 5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거래 사이트 직방이 국토교통부주택실거래 가격 통계를 근거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주택 매매거래 총액은 5조68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 1800억원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7일 정부는 전주 전역을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부동산 거래를 규제하는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전주는 11월말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년 전보다 8.85% 상승했다.
조정지역이 되면서 전주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공인중개사 사무소 마다 매물은 늘어나고 매수자는 찾기 힘든 상황이 된 것.
최근 한국 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매주 0.23% 포인트씩 상승하던 전북지역 아파트 가격이 조정구역 지정 이후 0.1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각각 0.20%와 0.27% 포인트가 상승했던 전주 완산구와 덕진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도 0.16%와 0.22%포인트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도 확연히 줄고 있다. 전주시 아파트 총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일~17일까지 거래건수가 1189건에 달했으나 지정일 이후에는 172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국 부동산원 등에 공개된 전주시 아파트 거래현황을 분석한 수치다.
월별로 전주시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은 1796건, 지정 이전 12월 1189건, 지정 이후 12월 172건이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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