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여성문학연구자 집단인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에서 <공감을 넘어 통감으로, 문학으로 잇다>(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공감을 넘어 통감으로’라는 부제가 붙은 <문학으로 잇다>는 근현대사에서 ‘배제되고 잊힌 존재들’의 문학적 기록을 찾아 연구자별로 그 재현 양상을 진단하고 사회적 의미를 밝힌 기록?비평집이다. 시, 소설, 희곡,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별 작품을 대상으로 2015년 이후 우리 사회에 제기된 ‘여성 문제’와 한국 역사에서 되풀이되고 미해결된 채 되돌아오는 ‘재난과 참사’의 고통을 집중 조명했다.

이 책에 실린 10편의 글은 그동안 지배 문법에 침윤된 문학/대중 서사에서 왜곡되고 비민주적인 상상력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정동의 시선을 공통점으로 한다.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배제한, 비어 있는 역사에 주목하여 그 과정에서 어떤 주체와 가치, 양식들이 삶의 바깥으로 추방되고 누락되고 배치되었는지 다양한 장르의 비교적 최근의 문학 텍스트를 통해 밝히고, 지금 여기 우리 삶의 현재적 의미를 묻는다.

특히 이 책에는 연구자들의 연구, 비평글 이외 지난 2020년 가을,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의 연구자들과 대중 시민들이 만나 <재난 ‘이후’의 문학>이라는 의제를 함께 토론하여 문제의식을 확장해 본 담론 현장의 기록도 함께 수록했다.

필진은 김은혜(문학/만화 연구노동자. 여성주의 교육활동가), 유인실(문학연구자, 시인, 문학평론가), 이숙(문학연구자), 최은영(영상문학연구자. 무형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최정(극문학연구자, 극작가).

5명의 연구자들은 “여성으로, 문학연구자로 살아오면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 왔던 동시대적 삶의 과정과 문학의 연구 주제를 서로 잇고 연결하여 탐색해 보고자 했다”고 밝히며, 공동 연구작업의 첫번째 산물이 되는 이번 책에서는 특히 “가부장제의 원리와 체제 속에서, 혹은 국가적 재난 속에서 송두리째 삶을 빼앗기고도 이미 잊어버렸거나 잊히고 있는, 잃어버렸거나 잃어가고 있는,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의 삶에 주목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는 시, 소설, 희곡, 만화, 영화 등 문화예술 영역에서 관심분야가 각기 다른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 모여 만든 독립연구집단으로 서로의 연구 분야를 잇고, 이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며,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는 것을 연구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아울러 지역 연구집단으로서 지역의 자리를 탐색하고 지역 시민과 함께 성장하길 꿈꾸는 풀뿌리 연구자들의 공동체다. 연구 나눔으로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차 대중강좌를 기획해 왔으며, 동네책방과 여성단체와의 연대를 모색해오고 있다.

(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2020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출간된 이 책은 책방놀지, 책방 토닥토닥, 물결서사 등 전주지역의 동네책방과 신아출판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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