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토기 가마가 전주 우아동에서 발굴됨에 따라 전주시의 후백제 역사문화 재조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기 가마가 발굴된 지역은 그동안 후백제시대 유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던 곳으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일부를 확인한 만큼 향후 조사 성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발굴된 가마에는 토기를 구워 만드는 곳인 소성실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지만 연소실, 아궁이 등 주요 흔적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연소실의 경우 길이보다 너비가 두 배인 220㎝였으며, 연소실의 불 기운이 소성실로 넘어가는 불턱(불을 피우는 자리) 중간에 단이 형성돼 있는 특이한 구조로 돼 있다.

아궁이의 너비는 65㎝ 정도로, 아궁이 쪽이 높고 연소실이 낮은 외고내저형(外高內低刑)이었으며, 바깥쪽으로는 깊이 50㎝ 내외의 배수로가 연결돼 있다.

연소실의 불턱과 아궁이 앞부분, 배수로를 살펴봤을 때 한 차례 이상 개·보수가 진행된 것으로 유추된다.

또한 폐기장에서는 회색 연질(손톱으로 새겨질 정도의 무른 성질)의 주발(밥그릇)과 회청색 경질(단단한 성질)의 항아리, 병, 장군 등이 출토됐다. 회청색 경질의 토기편에서는 토기를 구울 때 자체적으로 생기는 자연유약이 확인됐는데, 이는 토기에서 도기(陶器)로 전환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판단된다.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은 우아동 토기가마에서 출토된 토기가 전남 영암 구림도기유적과 전주 동고산성 주 건물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어 제작시기를 나말여초(羅末麗初)인 후백제 시기로 보고 있다. 

특히 토기가마의 구조로 보았을 때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청자가마로 알려진 진안 도통리 유적과 연관성이 있어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전주시는 ‘후백제 역사문화 재조명’을 전라감영 복원 및 재창조, 전주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조성, 전주4대문 르네상스 사업과 함께 ‘역사문화도시 4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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