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숙 수필가가 몽골여행을 주제로 쓴 수필집 <계단에서 만난 시간>(인간과 문학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몽골의 경이로운 대자연의 풍경을 아름다운 글과 사진으로 담아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여행은 박제화된 일상의 탈출이다”면서 “여행 기간에는 내 몸에 침잠된 과거나 미래를 끌어내 현재의 시간에 데려다 놓는다. 아무리 복잡한 것도 아무것도 아닌 듯 매듭이 풀리고 단순화되어 즐길 수 있다”면서 작가만의 여행 철학을 밝히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펴내게 된 이유를 “계단은 수직상승, 수직하강으로 오르내리며 두 공간을 잇는다. 나이가 수직상승 욕망과는 반대로 가는 터라 꿈의 계시로 떠오른 계단은 분명 내려가는 계단일 것이다. 두 해에 걸쳐 떠난 몽골여행은 계단참에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였다“면서 어떤 변화가 필요했으며 비우고 다시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발길을 몽고로 옮긴 것이다”고 말했다.

이원희 평론가는 “야생의 시간과 공간으로의 몽골 여행은 미지의 자신 혹은 숨은 자기를 찾아내는 순례의 여정 즉 ‘발견의 오딧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견은 당연히 자신을 해부해서 비루한 것들을 들춰내기에 불편하며 곤혹스럽기도 합니다. 이 책에 들어있는 수필은 바로 이런 사유행위가 구워낸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빛과 열의 존재가 되기 위해 작가는 여전히 봇짐을 꾸릴 것입니다. 이 책은 만월을 향하는 여정에서 열사흘쯤 될까요? ”라면서 이정숙 수필가의 작품을 평했다.

몽골 여행은 스밈의 시간이라고 작가는 고백한다, 주어진 생의 시간이 길든 짧든 누구나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이 책을 보면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여행을 꿈꾸는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다.

이정숙 수필가는 2001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하여 <지금은 노란 신호등> <내 안의 어처구니 꽃잎에 데다> 등의 수필집을 펴냈다.

2008년 작촌문학상 수상, 2014년 온글문학상 수상.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역임. 현재 한국펜문학 전북지회장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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