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다 놓은 연탄은 계속 줄고, 날은 계속 추워지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에서 만난 이봉례씨(68·여)의 첫 마디다.

하루 5장의 연탄, 영하의 날씨로 냉골이 된 방안을 데우기 위해서 사용하는 이씨의 하루 연탄 사용량이다.

5장의 연탄으로 얼어붙은 집을 녹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추위로 얼어붙은 몸을 가눌 수는 있다.

줄어가는 연탄을 보면 속이 타들어간다. 갈수록 맹위를 떨치는 한파가 지속되지만,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안방을 제외한 다른 곳에 연탄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인근에서 주워온 땔감으로 집 한 켠에서 생활에 필요한 물을 끓여 쓰고 있었다.

이봉례씨는 “올 겨울을 보내기 위해 지난 겨울에 받아 둔 연탄을 아껴서 쓰고 있는데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며 “우리 집은 오는 길이 험해 눈이 많이 내리면 연탄배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씨의 집은 성인 남성도 쉽게 오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경사의 골목길을 100미터 가량 올라가야 한다.

지난날 내린 눈으로 인해 얼어붙은 길은 성인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 수십 장의 연탄을 배달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이날 이봉례씨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의 딱한 사정을 접한 연탄은행에서 250장의 연탄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봉사에는 30여명의 봉사자들이 저마다 연탄을 들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씨의 집으로 향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에너지빈곤층의 마음을 더욱 추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기록적인 한파가 지속됨에 따라 전북지역 에너지 취약계층들은 더욱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10일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조사한 도내 연탄사용가구는 모두 6465가구로 집계됐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가구는 2529개소, 독거 및 한부모 등의 소외가구 2188개소, 차상위가구 1062개소 등 5779가구는 생존을 위해 연탄을 사용하는 이들로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층에 영세노인, 수급비로 연명하는 가정으로 대부분 주거형태는 전‧월세‧달방‧옥탑방 등으로 월 소득 50만원 미만인 빈곤층으로 고령과 각종 질환 등으로 인해 근로활동이 어려워서 저렴한 비용으로 난방을 할 수 있는 연탄을 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조사기간 동안 이들의 주거상태와 소득, 건강 등의 상태를 조사에서 이들은 대부분 정부의 지원 생계비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로 방세와 수도세, 전기세 등을 내고 나면 6~7만원의 생활비로 한달을 지내야 하는 상황으로 조사됐다.

전주연탄은행 윤국춘 대표는 “이번 겨울 우리 이웃들을 위해 80만장의 연탄 모금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때문인지 모금상황이 좋지 않다”며 “생존을 위해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 만큼 도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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